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
국내에 본부 둔 백신개발기구
코로나 확산후 후보물질 임상
제약사 면역원성평가 등 지원
개발도상국 전염병에서 보호
게이츠 E형간염 연구 협업키로
제롬김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 사진=서동일 기자
"빌 게이츠 이사장은 국제백신연구소(IVI)에 대한 강력한 지지자 역할을 해주고 있다."
24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총장( 사진)은 빌 게이츠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이하 게이츠 재단) 공동 이사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실제 그는 빌 게이츠 이사장이 지난 15~17일 한국 방문 당시 만나 백신 개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김 사무총장은 "게이츠 이사장과는 라이트펀드(글로벌헬스기술연구기금)와의 미팅 이후 5분 남짓 만남을 가졌다"며 "게이츠 이사장은 한국이 바이오 분야에서 엄청난 발전을 이뤘다면서 놀라움을 표했다"고 전했다. 또 "현재 국제백신연구소가 개발하고 있는 콜레라 백신과 E형 간염 백신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국제백신연구소는 국내에 본부를 둔 세계 유일의 백신 개발 국제기구다. 개발도상국 국민들을 전염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백신 개발과 보급을 맡고 있고, 코로나19 확산 이후엔 '백신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시험과 함께 제약사에서 진행하는 임상시험에 대한 '면역원성 평가'를 지원하고 있다.
국제백신연구소는 게이츠 재단과 오랜 기간 인연을 맺어 왔다. 김 사무총장은 "게이츠 재단은 지난 2000년부터 지속적으로 국제백신연구소를 후원해오고 있다"며 "현재는 콜레라 백신, 장티푸스 백신, 주혈협충증 백신 등의 연구를 지원하고 개발을 위해 함께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이츠 재단이 현재까지 국제백신연구소에 지원한 후원금만 2억4000만 달러(약 3000억원)에 달한다.
김 사무총장은 "게이츠 재단은 백신뿐 아니라 세계개발협력 분야를 포함해 현재까지 총 660억 달러의 투자를 집행했다"며 "지난해엔 백신 및 보건 분야에만 약 17억 달러(약 2조2789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고 말했다.
실제 게이츠 이사장은 백신의 발전과 보급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한 때는 국제백신연구소가 연구 중인 E형 간염에 대해서 협업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 사무총장은 "E형 간염은 세계적으로 확인된 사망자는 3만~6만명 수준이지만 치명률이 40%에 달하는 굉장히 위험하고 특히 임산부에게 치명적인 전염병"이라며 "중국의 이노백스사에서 높은 예방효과를 지닌 백신을 개발했는데 이 백신이 WHO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게이츠 재단과 함께 협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 사무총장은 게이츠 이사장이 향후 20년 이내 다음 팬데믹이 발생할 가능성이 50% 내외라고 한 것에 대해서도 크게 동의했다. 김 사무총장은 "지난 2009년 이미 신종 인플루엔자가 발생했고 이젠 신종 감염병이 발생하는 게 드물지 않게 됐다"며 "기후변화, 환경파괴, 인구증가 등으로 팬데믹 가능성이 훨씬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항생제에 대한 각종 세균의 내성이 증가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사무총장은 "전 세계적으로 항생제에 대한 각종 세균의 내성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것이 또 다른 팬데믹이 되고 있다"며 "항생제 내성은 2050년까지 총 100조 달러에 달하는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백신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사무총장은 "백신은 내성이 생기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다양한 감염질환에 대응하기 위해선 백신 개발이 필요하다"며 "현재 국제백신연구소에선 장티푸스 백신,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백신, 주혈흡충증 백신 등 다양한 백신의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백신 같은 경우에도 국내외 기업들과 계속 협력을 통해 개발하고 있다"며 "아직 초기지만 향후 코로나19 변이에 대응할 수 있을 범용 코로나 백신도 임상을 맡아서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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