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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다녀온 뒤 피가래 토하는 '강남 역병'..원인 못밝히고 미궁속으로

클럽 다녀온 뒤 피가래 토하는 '강남 역병'..원인 못밝히고 미궁속으로
서울 강남역 일대 모습. (자료사진) 2020.5.8/뉴스1 ⓒ News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강남 클럽 일대에서 발생했던 ‘강남 역병’의 실체가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방역 당국이 강남 클럽 7곳을 조사했지만 원인으로 추측됐던 레지오넬라균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각 지방자치단체 등에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강남구와 서초구는 강남 역병과 관련해 언급된 클럽 7곳의 검체 수십건을 수거해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 레지오넬라균 검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검사 결과 해당 균이 한 건도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달 초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 등에 강남 일대 클럽을 다녀온 뒤 고열과 객혈, 인후통 등 증상이 나타났다는 글이 잇따라 게재됐다. 이 현상은 한동안 ‘강남 역병’으로 불리며 논란이 일었다.

강남 역병 논란이 생긴 이후 전문가들은 레지오넬라균이 원인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균이 여름철 실내에서 에어컨, 냉각탑 등 위생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해당 균에 감염됐을 때 나타나는 증상 역시 이번 사례와 비슷하고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자체 방역 당국은 레지오넬라균만을 검사했으나 해당 균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결국 강남 역병의 원인이 미궁에 빠지게 된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15일 서초구 소재 클럽 3곳 현장조사, 화장실·개수대 온냉수·에어컨 필터 등 검체 채취 등을 했고 강남구는 냉각탑이 있는 클럽이 없어 현장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며 "강남역병과 관련해 신고된 내용이 전무해 조사에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 의원은 "지역사회에서 집단적으로 비슷한 증세를 호소하는 경우 정부와 지자체는 신속한 조사를 통해 해당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과학방역'의 표준"이라며 "특정 균의 존재여부만을 확인하는 것은 '실체없는 과학방역'의 또 다른 예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이어 "포괄적 원인 가능성이 있는 균에 대한 배양을 통해 원인 규명을 선제적으로 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