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억 투자 클로징..열분해유 설비 증설 본격화
[파이낸셜뉴스]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과 웰컴캐피탈이 폐플라스틱 및 폐비닐 재활용 업체 인지이엔티에 투자했다. 글로벌 환경업계에선 열분해를 통한 폐플라스틱의 재활용이 매립 및 소각으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적합한 투자라는 평가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과 웰컴캐피탈은 최근 인지이엔티의 신주인 전환우선주에 130억원, 구주인 보통주 20억원 등 150억원을 투자하는 거래를 종결했다. 이를 통한 지분율은 약 40%로, 투자 후 기업가치(포스트밸류)는 390억원이다.
이번 신규 유상증자 자금은 열분해유 설비를 위한 재원으로 사용된다. 현재 4대의 열분해로 설비를 운영 중인데, 증설을 통해 10대로 늘어난다. 폐플라스틱, 폐비닐 처리 규모도 연 1만t에서 2만4000t으로 늘어난다. 이에 따른 열분해유 생산 규모도 연 5000t에서 1만2000t로 증가한다. 열분해유는 정유사에 공급, 정제 원료로 사용된다.
정부가 폐플라스틱 열분해 처리 비중을 현행 0.1%(1만t)에서 2030년까지 10%(90만t)으로 확대할 것으로 발표한 만큼 관련 수혜가 예상된다. 지난 2월 열분해 업체 최초로 ISCC Plus 인증을 얻어낸 것도 한몫한다. ISCC Plus는 세계에서 엄격하기로 유명한 유럽연합(EU)의 재생에너지지침에 부합하는 국제인증 제도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배출되는 폐플라스틱, 폐비닐은 연 800만t에 달한다. 이 중 절반 이상은 종량제 봉투에 담겨 소각된다. 분리 수거된 경우에도 재활용 비율은 2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인지이엔티의 올해 매출액은 49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이번 투자로 2023년엔 120억원으로 증가한다는 것이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과 웰컴캐피탈의 기대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3억원에서 67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봤다. 2021년 11월 국내 메이저 정유사를 고객으로 확보한 것도 실적 개선세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경주 외에도 신규 공장부지 확보를 통해 사업 확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지이엔티는 2019년 3월 경상북도 경주에 설립됐다. 폐비닐과 폐플라스틱을 열분해 해 생산한 열분해유는 작년 말부터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석유화학 공정 연료로 활용되고 있다. 인지이엔티는 폐비닐과 폐플라스틱을 무산소로 열분해 후 냉각 시스템을 거쳐 가스를 분리한다. 이후 가스 내에 있는 물과 기름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기름을 추출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는 열원으로 재사용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인지이엔티의 핵심 엔지니어들은 폐플라스틱 열분해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보유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김상택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대현에너지, 새한리사이클링, 제주클린에너지 등 재활용 기업 출신이다. 대표는 국민투자신탁 출신 이성열 대표와 트러스톤자산운용 출신 오세진 대표가 공동으로 맡고 있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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