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화이자(위)와 모더나 로고. 모더나는 26일(현지시간) 화이자와 독일 바이온텍을 상대로 자사의 메신저RNA(mRNA) 특허 기술 도용 혐의로 소송을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AFP연합
모더나가 26일(이하 현지시간)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앤텍을 상대로 코로나19 백신 관련기술 특허 소송을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화이자와 바이오앤텍이 자사의 메신저RNA(mRNA) 기술을 도용해 코로나19 백신을 공동생산했다고 주장했다.
"특허 도용당했다"
파이내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모더나는 이들이 자사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이끌었던 '경천동지할 기술'을 모방했다고 주장했다.
모더나는 화이자 백신에 밀려 미국 시장에서 화이자에 압도적인 1위 자리를 내줬다.
모더나는 이들이 자사의 mRNA 기술 여러 건을 도용했다면서 경제적 손실을 소송을 통해 보상받겠다고 별렀다.
모더나가 주장하는 도용된 기술 가운데에는 mRNA가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인체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해주는 화학적 변조 기술 등이 포함돼 있다. mRNA를 감싸는 기술이다.
이 기술들이 없었다면 화이자와 바이오앤텍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모더나는 주장하고 있다.
모더나는 그러나 소송을 내더라도 이들 두 업체가 공동개발한 백신 판매를 막거나 향후 판매금지를 추진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들이 개발한 백신이 팬데믹 속에서 수많은 목숨을 살려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모더나는 그렇지만 화이자와 바이오앤텍 등 경쟁사들이 자사의 지적재산권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미국과 독일 법원에 소송을 내 자사의 권리를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스테판 반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이들 기술 개발에 수십억달러가 투입됐다면서 이 기술들은 코로나19 팬데믹 10년도 전에 이미 특허를 받았다고 밝혔다.
반셀은 모더나가 계속해서 mRNA 플랫폼을 활용해 에이즈바이러스(HIV), 인플루엔자, 기타 질병 치료를 위한 약품을 개발하고 있지만 라이선스를 통해 경쟁사들도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면 상업적으로 이 기술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어불성설
화이자는 모더나의 주장에 콧방귀를 꼈다.
협력사인 바이오앤텍의 특허 받은 고유기술로 백신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화이자는 성명에서 "화이자와 바이오앤텍은 아직 모더나의 주장에 대한 검토를 끝내지는 못했다"면서도 바이오앤텍의 고유 mRNA 기술을 바탕으로 공동백신이 개발됐다는 점에 근거해 모더나의 주장에 경악했다고 밝혔다.
모더나도 특허소송 시달려
mRNA 기술을 둘러싼 특허소송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화이자와 바이오앤텍은 물론이고 이번에 이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로 한 모더나 역시 군소 업체들로부터 소송을 당한 상태다.
군소업체들은 mRNA를 둘러싸는 기술을 모더나 등이 도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핵심 기술인 mRNA를 둘러싼 특허소송은 일찍부터 예상돼 왔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당시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들면서 경쟁이 극심해진데다 시장 규모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mRNA를 기반으로 한 신약 개발 가능성을 빼고도 코로나19 백신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매출이 나오고 있다.
보건데이터 분석업체인 에어피니티에 따르면 올 한 해 화이자와 바이오엔택, 그리고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매출이 520억달러(약 69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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