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원전 운영사 "자포리자 원전에서 방사능 누출 가능성 커져"
이달 내내 우크라와 러시아의 포격으로 원전 시설 파손
IAEA, 다음주 초에 러시아가 점령한 원전 찾아 실사 예정
지난 22일(현지시간) 촬영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주 엔너호다 인근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며칠째 포탄을 맞고 있는 유럽 최대의 원자력 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에서 방사능 물질 누출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프랑스 AFP통신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기업 에네르고아톰은 이날 발표에서 원전 내 방사능 물질이 유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네르고아톰은 "러시아군이 하루 내내 반복적으로 원전 부지를 포격했다"면서 "주기적인 포격으로 인해 원전 기반 시설에 피해가 발생했으며 수소 누출과 방사성 물질이 뿜어져 나올 위험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화재가 생길 위험도 크다"고 설명했다.
우크라 동남부에 위치한 유럽 최대 원전인 자포리자 원전은 지난 3월 러시아군에 점령됐지만 현지 시설 관리는 여전히 에네르고아톰의 우크라 직원들이 맡고 있다. 원전 주변에서는 우크라군과 러시아군의 포격전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달 5∼6일에 이어 11일에도 포격이 잇따라 전원 공급선과 통신선 등이 일부 파손됐다. 지난 20∼21일에도 포탄이 투하돼 원전 내 화학시설 등 기반 시설이 훼손됐다. 지난 25일에는 원전 인근 야산에서 발생한 화재 탓에 발전소와 외부를 연결하던 4개 송전선 중 마지막 1개가 훼손되면서 우크라 전력망으로부터 원전이 한때 분리되었다. 원전은 내부 디젤 발전기 덕분에 방사능 누출은 피했지만 주변 지역에 정전을 초래했다. 러시아가 임명한 자포리자주 행정부 수반인 블라디미르로코프는 27일에도 "오늘 아침 자포리자 원전 부근 도시에 포격이 가해졌다"며 우크라를 비난했다.
에네르고아톰은 전날 발표에서 자포리자 원전의 원자로 6기 가운데 2기가 다시 우크라 전력망에 연결되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관계자를 인용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단이 다음주 초에 자포리자 원전을 방문할 것이라고 전했다. 관계자는 아직 최종 세부사항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고 또다른 관계자는 방문이 29일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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