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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변심으로 임대 계약 해지… 대법 "권리금 반환 안해도 돼"

상가 임대차 계약에서 세입자가 개인 사정으로 입점을 스스로 포기해 계약이 중도 해지됐다면 건물주에게 권리금 반환 의무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2000만원을 지급하라"며 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9일 밝혔다.

B씨는 남양주 다산지구 내 상가를 분양받은 뒤 2016년 4월 부동산 중개업을 하려는 A씨에게 2년간 보증금 3500만원에 월세 170만원의 상가 임대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은 '현재 임대인의 상가 분양권 상태에서의 임대차 계약으로, 상가 소유권 변동 등의 사유가 발생해도 이 계약은 신규 임대인에게 동일조건으로 승계된다', '배액배상 등의 사유로 해지할 수 없으며, 임차인의 사정에 의해 입장이 불가능한 경우 임차인은 제3자에게로 전대가 가능하다'는 특약사항이 붙었다.

A씨는 2016년 4월 계약금 350만원을 보냈고, 이와 별도로 권리금 명목으로 2000만원을 지급했다.

그런데 A씨는 개인적 사정으로 상가 입점을 하지 못하게 되자 '계약금을 포기하고 임대차 계약을 해제한다'는 내용증명을 2017년 12월 B씨에게 보내면서 권리금 반환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B씨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특약사항 제2항으로 계약금의 포기 또는 배액상환에 의한 계약해제권을 배제했으므로 임대차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고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인 2018년 5월 B씨 역시 'A씨가 잔금을 지급하지 않고 입점을 거부한다'며 임대차계약 해지 의사를 밝혔다. 1심과 2심은 A씨 손을 들어 권리금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양측 모두 임대차 계약을 종료한다는 의사가 같은 만큼 이 사건 계약은 2018년 5월자로 해제됐고, 계약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권리금 계약도 해제됐다고 봐야한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하급심은 B씨는 A씨에게 권리금 2000만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B씨의 사정으로 이 사건 상가의 재산적 가치를 양도할 수 없었다거나 이를 이용할 수 없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에 대한 주장·증명이 없는 만큼 B씨가 원칙적으로 A씨에게 권리금을 반환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에서다.

대법원은 "A씨는 스스로 상가 입점을 거절했고, 특히 직접 입점하지 못하는 경우 제3자에게 전대할 권리를 사전에 보장받았음에도 이를 행사하지 않았다"며 "임차인이 유·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양수 또는 약정 기간 동안 계약이 보장한 이익이 유효하게 이루어진 이상, 임대차 계약이 해제됐다고 임대인이 권리금의 반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