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는 하트 이모티콘을 보내며 클린턴 전 장관의 트윗에 화답했다. (산나 마린 총리 트위터)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이른바 ‘광란의 파티’ 영상으로 구설에 오른 산나 마린(36) 핀란드 총리를 공개적으로 옹호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28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한 외국 도시의 클럽에서 격렬하게 춤을 추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담겨 있는 사진을 공유했다. 그가 “국무장관 시절 회의 참석차 (콜롬비아) 카르타헤나에 있던 내 모습”이라며 게시한 해당 사진은 클린턴 전 장관이 2012년 콜롬비아에서 열린 미주기구(OAS)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기간에 찍힌 사진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텍사스주 주지사를 지낸 앤 리처즈의 ‘진저 로저스는 프레드 아스테어가 했던 모든 것을 다했다. 그저 하이힐을 신고 그것을 거꾸로 했을 뿐’이라는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진저 로저스는 1941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할리우드 스타로 댄서 겸 가수인 프레드 아스테어와 여러 뮤지컬 작품을 함께 했는데, 같은 동작의 춤을 소화하는 장면이 유명하다. 로저스가 여성이기 때문에 하이힐만 신었을 뿐 아스테어와 똑같이 모든 춤을 잘 소화했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클린턴 전 장관이 이 발언을 인용한 것은 마린 총리를 향한 여론의 비판에 여성 정치인에게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차별적인 요소가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클린턴 총리는 이어 “계속 춤춰라”라는 글과 함께 마린 총리의 트위터 계정을 태그했다.
이에 마린 총리는 하트 이모티콘과 함께 감사의 뜻을 담은 메시지를 보냈다.
[서울=뉴시스]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 모습. (사진=트위터 캡쳐) 2022.08.18.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2019년 34세로 당시 세계 최연소 총리가 된 마린 총리는 앞서 파티 때 찍힌 동영상이 온라인에 유출되면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해당 영상에서는 마린 총리가 홈파티에서 핀란드 가수와 방송인 등 유명인사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영상에서 핀란드어로 '마약'을 뜻하는 은어가 들렸다는 보도가 나오며 핀란드 정치권을 중심으로 마린 총리의 불법 마약 투약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마린 총리는 자진해서 마약 검사를 받고, 그 결과 최종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발표했다.
마린 총리는 기자들에게 “친구들과의 사적모임이었고, 파티를 열고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을 뿐”이라며 “술을 마셨을 뿐 마약을 한 적이 없다. 숨길 것이 없고, 내 또래의 많은 사람들과 같이 나도 자유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온라인상에서 그가 무능하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하는 반응이 쏟아지는 가운데, 일부 “개인의 자유”라며 마린 총리를 옹호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주말에 춤을 추며 즐겼다고 나쁜 총리가 되는 건 아니며, 총리라 하더라도 자유롭게 여가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일부 핀란드 여성들은 트위터 등에 ‘산나와 연대를’ ‘산나마린’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자신이 춤추는 영상을 올려 마린 총리와의 연대를 선언하고 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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