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공백 사태' 처한 국민의힘
의원총회 열고 백가쟁명식 논쟁
선출 최고위 4명 이상 궐위시 '비상' 논의
비대위 반대·權 사퇴론도 분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8.30/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이 30일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 논의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이날 의견 청취 차원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새 비대위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왔다.
특히 '권성동 원내대표 사퇴' 요구가 연일 거세지는 점도 향후 새 비대위 출범까지 적지 않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부터 의원총회를 열고 당헌당규상 '비상 상황' 요건을 구체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의총을 통해 새로운 비대위 출범을 결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의견이 표출돼 당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자신의 결의를 자신이 준수하는 게 정당의 책무"라고 밝혔다. 지난 27일 의원총회에서 당헌당규를 정비해 새 비대위를 꾸리고 권 원내대표 중심으로 혼란을 수습하기로 했지만 이에 대한 반발 의견이 이어지자 내부 설득에 나선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지금 위기는 당대표 징계라는 초유의 사태와 당헌당규 미비가 결합한 구조적 문제"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헌당규 개정을 통한 새 비대위 출범 말고 어떤 대안이 있나"라고 강조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의총에서는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 이상 궐위된 경우를 비대위 전환이 가능한 '비상 상황'으로 규정하는 내용의 당헌 96조1항 개정안이 논의됐다. 당 법률지원단장인 유상범 의원은 이같은 내용을 보고했고, 관련 질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앞서 법원이 이준석 전 대표가 제기한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며 현재 당이 '비상상황'이라는 점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자, 비대위 전환이 가능토록 당헌을 정비하려는 것이다. 현재 김용태 최고위원을 제외한 최고위원 4인(조수진·김재원·정미경·배현진)이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상태다.
다만 의원총회에서는 새 비대위 구성에 대한 반대 입장과 권 원내대표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의견도 분출했다.
5선 조경태 의원은 오전 의총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로 갈 거냐, 말 거냐를 먼저 고민해야 하는데 (비대위 구성을 위한) 당헌·당규를 갖고 계속 토론하더라. 아주 헛된 시간"이라며 "오후 자유토론에서 권 원내대표가 물러나야 한다고 정면에서 이야기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4선 윤상현 의원도 의원총회 발언 후 나와 "새 비대위를 구성한다는 것은 편법이고 탈법이고 꼼수이며 민심을 역행하는 것"이라며 "(권성동) 원내대표는 리더십과 명분이 없어서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방안 밖에 없다"고 했다. 안철수 의원도 의총장에서 조경태·윤상현 의원과 같은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당 전국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서병수 의원도 당헌당규 개정을 위한 전국위 개최를 거부하고 있어, 이날 개정안이 정해지더라도 개정 절차를 밟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새 비대위 구성'의 키를 쥐고 있는 서 의원은 이날 기자와 만나 "주호영 비대위원장에게 원내대표를 맡으라고 제안했다"며 "주 위원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전했다. 비대위 구성이 이뤄지기 전 권 원내대표가 사퇴할 경우, '주호영 원내대표 체제' 등 지도부 체제에 또다시 변동이 있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ming@fnnews.com 전민경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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