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천연가스 차단으로 에너지 위기에 몰린 유럽이 중국의 천연가스 덕분에 급한 고비는 넘겼다. 중국은 자체 생산한 천연가스와 러시아에서 수입한 가스를 유럽에 되팔며 막대한 이익을 챙겼으며 외신들은 유럽이 러시아 의존을 벗어나기 위해 중국에 의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현지시간) 미국 원자재 시장조사기업 케플러를 인용해 올해 상반기 유럽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규모가 전년동기 대비 60% 증가했다고 전했다. 유럽이 수입한 LNG 규모는 5300만t으로 중국 및 일본의 수입량을 넘어섰으며 덕분에 유럽 내 천연가스 비축률을 77%까지 올릴 수 있었다. 유럽 정부들은 지금같은 수입 추세라면 오는 11월까지 80%의 비축률을 달성할 수 있다.
LNG 같은 원자재는 보통 선물시장에서 장기 계약으로 구입한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전에 사고 있던 러시아 천연가스를 더 사지 못하게 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러시아 역시 유럽으로 수출하던 천연가스를 계속해서 줄였고 유럽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의 운송량은 최대 용량 대비 20%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겨울철을 앞둔 유럽은 돈을 좀 더 주더라도 선물시장대신 현물시장에서 마구잡이로 물량을 사들이고 있다.
여기에 물량을 대는 국가가 중국이다. 중국 광저우의 에너지기업인 조보그룹은 최근 유럽에 LNG를 수출하면서 최대 1억달러(약 1347억원)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해외 시장에 재판매한 LNG 총량은 약 400만t으로 추정되며 이는 지난 6월 말까지 유럽이 반기동안 수입한 천연가스의 약 7% 규모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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