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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신규' 자원회수시설은 '기존' 마포자원회수시설 부지에

서울시, 신규 자원회수시설 최종 후보지 마포구 결정
상암동 위치한 '마포 자원회수시설' 활용 방침
'신규' 취지 부합 여부 논란·지역주민 반발 우려

서울시, '신규' 자원회수시설은 '기존' 마포자원회수시설 부지에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자리한 기존 마포자원회수시설이 서울의 신규 자원회수시설 최종 후보지로 선정됐다. 입지 후보지 항공 사진에 신규 자원회수시설이 들어설 부지가 빨간 선으로 표시돼 있다. /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시, '신규' 자원회수시설은 '기존' 마포자원회수시설 부지에
서울시 한강변 신규 자원회수시설 예상 조감도 / 사진=서울시 제공


[파이낸셜뉴스] 서울시가 추진했던 신규 자원회수시설이 마포구 상암동에 자리한 기존 마포자원회수시설 부지에 들어선다. 2035년까지 기존 자원회수시설을 철거하고 지하화·현대화된 자원회수시설을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오랜 기간 신규 자원회수시설 후보지를 물색해왔던 서울시가 결국 기존의 자원회수시설 부지를 활용하기로 결정하면서 당초의 취지가 퇴색됐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시는 현 마포자원회수시설을 지하화 및 현대화해 신규 자원회수시설을 대체하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기존 마포자원회수시설은 2035년까지 철거해 마포구민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시킨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시는 그간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위원회를 통해 36개 후보지를 선정했고, 이 중 5곳을 최종 후보지로 결정했다. 이후 입지와 사회, 환경, 기술, 경제 등 5개 분야 28개 항목에 대한 정량평가를 실시해 현 마포자원회수시설 부지를 최적 입지 후보지로 정했다.

입지선정위원회에 따르면 마포구 상암동 후보지는 5개 분야 모두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영향권역(300m) 이내에 주거 세대수가 없다는 점 △현재 폐기물 처리시설로 지정돼 있어 도시계획시설 결정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 등이 특히 높게 평가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해당 부지가 시유지이기 때문에 토지 취득을 위한 비용 절차가 필요 없고, 소각열을 지역난방에 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최종 부지 선정의 이유로 작용했다.

시는 마포구 상암동 후보지 인근에 위치한 각종 공원과 한강을 활용해 신규 자원회수시설을 지역 명소로 꾸민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시는 덴마크의 '아마게르 바케' 자원회수시설과 '로스킬레 소각장' 등을 벤치마킹한다는 방침이다.

새로운 자원회수시설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오염방지설비와 최첨단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된다. 특히 법적 허용기준보다 10배 수준으로 강화된 배출가스 규제를 적용, 선진국보다 엄격하게 관리되는 자원회수시설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시는 후보지 인근 주민들에게 1000억원 규모의 주민편익시설을 조성하고, 연간 약 1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주민복리 증진과 지역 발전에 사용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시의 이 같은 오염 관리 및 주민 지원 계획에도 불구하고, 당초 계획했던 '신규 자원회수시설' 건립의 취지에는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자원회수시설로 활용되던 부지를 활용한다고는 해도 또 한 번 자원회수시설 입지 부지로 선정된 마포구 상암동 인근 주민들의 거센 반발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당초 시는 현재 운영 중인 4개 광역 자원회수시설(양천·노원·강남·마포)에 더해 새로운 자원 회수시설을 건설하고, 이를 통해 '2026년 직매립 제로'를 실현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새로운 자원회수시설은 현재 마포자원회수시설을 지하화해서 최신의 고도 환경청정기술과 설비를 도입함으로써 안전하고 깨끗한 시설을 건립할 예정"이라며 "서울시와 서울시민을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므로 후보지 인근 주민분들의 많은 이해와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