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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러시아 여행자 비자 발급 더 어렵게" 간소화 협정만 중단


EU "러시아 여행자 비자 발급 더 어렵게" 간소화 협정만 중단
유럽연합(EU)과 러시아의 에너지 전쟁을 시사하는 일러스트레이션. 로이터 뉴스1

[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이 러시아 여행자에 대한 EU 비자 발급을 더 어렵게 하기로 했다. 폴란드, 에스토니아 등 러시아 인접 국가가 요구한 러시아 여행자에 대한 EU 비자 전면 금지는 하지 않기로 했다.

EU는 지난달 30일과 31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연 외무장관 회의에서 2007년 맺은 러시아인에 대한 EU 비자 발급 간소화 협정을 중단하는 '타협안'에 합의했다고 독일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EU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 대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제재 차원에서 외무장관과 협의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러시아인에 대한 EU 비자 발급 간소화 협정은 비자 신청 후 10일 이내에 발급되는 것으로, 지난 2007년부터 적용됐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지난 2월 25일부터 정부 대표, 사업가, 외교관에 대한 효력이 정지됐다.

이 협정이 중단되면 비자 발급 시간이 훨씬 길어지고 비자 발급 절차도 더 복잡해진다. 보렐 고위 대표는 "EU 회원국이 발급하는 신규비자 수가 크게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교장관은 "러시아인의 EU 비자 신청에 수 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는 러시아 여행객에 대한 EU 비자 발급이 아예 중단되는 것이 아니다.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에스토니아, 폴란드, 핀란드 등 러시아 인접국가는 러시아인의 EU 비자 발급 전면 중단을 요구했지만 독일과 프랑스가 이에 강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으로, 이는 푸틴의 전쟁이지 모든 러시아인의 전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독일 정부는 모든 러시아인의 EU 입국을 금지하면 러시아 정권에 대한 비판자에게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보렐 고위대표도 최근 "러시아와 모든 접촉을 차단하면 안 된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에스토니아는 지난달 18일에 솅겐 비자를 소지한 러시아 시민 입국을 제한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