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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부통령 얼굴에 방아쇠 당겼지만 불발, 국제사회 "강력 규탄"

아르헨 부통령 얼굴에 방아쇠 당겼지만 불발, 국제사회 "강력 규탄"

[파이낸셜뉴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부통령 암살 미수 사건에 대해 국제사회의 규탄이 잇따르고 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페르난데스 부통령이 피해를 보지 않은 것은 기적"이라며 "총격 시도 행위는 어떤 상황에서도 강하게 비난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트위터에 "미국은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우린 폭력과 증오를 거부하는 아르헨티나 정부 및 국민과 함께 할 것"이라고 연대감을 표명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 역시 트위터를 통해 "신체적 위해를 가하는 것도 정치 행위라는 (잘못된) 관행이 중남미에 자리 잡고 있다"며 "정치는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지 그런 파시즘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니콜라스 마두로(베네수엘라)·가브리엘 보리치(칠레)·루이스 아르세(볼리비아)·페드로 카스티요(페루)·마리오 압도 베니테스(파라과이)·루이스 라카예 포우(우루과이)·기예르모 라소(에콰도르) 대통령도 정치적 폭력을 거부하며 이 사건에 대한 신속한 수사와 피의자 단죄가 요구된다는 공통의 메시지를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페르난데스 부통령에게 메시지를 보내 "공격을 받았다는 걱정스러운 소식을 접했다"고 위로하며 연대를 표명했다고 아르헨티나 상원의장실은 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충격적'이라는 반응과 함께 폭력에 대해 비난하고 아르헨티나 국민에게 위로를 전했다고 에리 가네코 대변인이 밝혔다.

앞서 전날 오후 페르난데스 부통령은 부에노스아이레스 자택 앞에서 지지자에게 인사하던 중 한 남성으로부터 총격을 받을 뻔했다.

페르난도 안드레스 사바그 몬티엘(35)이라는 브라질 국적의 이 대중교통 운전자는 페르난데스 부통령에 권총을 겨누고 방아쇠까지 당겼지만, 총알은 발사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사법당국에 따르면 당시 권총 탄창(15발)에는 총알 5발, 약실에 총알 1발이 각각 들어 있었다. 몬티엘은 현장에서 붙잡혔고 경찰은 몬티엘의 거주지를 압수 수색해 집 안에서 총알 100발을 추가로 찾아내 압수했다.

부통령에 대한 범행 동기는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는 비공개된 그의 소셜미디어에는 극단적이고 급진적인 증오 집단을 옹호하는 취지의 게시물과 자신의 몸에 나치 이데올로기를 상징하는 문양의 문신을 그린 사진 등이 있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아르헨티나 하원은 3일 특별 임시회의를 열어 범죄자 규탄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페르난데스 부통령은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2007∼2015년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지낸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부부 대통령'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이후 그는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에 당선됐으나 대통령 재임 시절의 공금 횡령 등 부패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22일 징역 12년을 구형받았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