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생산자·수요자·소비자 등 참여 간담회
195만t 음용유 가격, 10만t은 가공유 가격 적용
젖소용 사료값 1년새 38% 상승...원유가격협상 요청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우유를 고르는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사료값 상승으로 경영악화에 시달리는 낙농업계를 위해 원유를 용도에 따라 음용유와 가공유로 분류해 가격을 달리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가 도입된다. 도입 초기 원유 생산량을 기준으로 195만t은 음용유 가격을, 추가 생산되는 10만t은 가공유 가격을 적용하기로 했다. 또 낙농업계는 젖소용 배합사료 가격이 1년새 38% 가량 급등하면서 경영이 악화돼 조속한 원유가격 협상을 유업체 측에 요청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 주재로 생산자, 수요자, 소비자 등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개최하고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 △원유가격 결정방식 개선 △낙농진흥회 의사결정구조 개편 등 정부안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4일 밝혔다.
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aT센터 농산물수급종합상황실에서 열린 낙농제도 개편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유를 용도에 따라 음용유와 가공유로 분류해 가격을 달리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점에 조합장·생산자단체·유가공협회 등 각 계 인사 모두 의견을 같이했다. 도입 초기에는 생산량을 기준으로 195만t은 음용유 가격을, 추가 생산되는 10만t은 가공유 가격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생산비에만 연동해 가격을 결정하는 현행 생산비 연동제는 생산비 외에 수급 상황을 함께 반영할 수 있도록 가격결정 구조를 개편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생산자 측은 낙농산업의 지속가능성 제고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하는 방향에 동의했다. 하지만 사료 가격 상승으로 생산비가 급격히 상승해 경영상태가 악화된 농가가 크게 증가해 원유가격 인상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원유가격 협상을 조속히 시작할 것을 유업체 측에 강하게 요청했다.
젖소용 배합사료 가격은 2021년 kg당 447원에서 2022년 8월 kg당 621원으로 174원(38.9%) 급등했다.
유업체들은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에 동의했지만 음용유 195만t은 실제 수요보다 높은 수준으로 원유 구매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낙농진흥회 의사결정구조도 합리적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낙농진흥회 이사회는 재적이사 과반수 출석으로 개의하고,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정관을 개선해 다양한 낙농 관련 안건이 이사회에서 폭넓게 논의되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낙농진흥회 이사회에 소비자·학계 등 중립적인 인사의 참여를 현행 15명에서 23명으로 확대를 검토한다.
아울러 총회가 낙농진흥회의 최고 의결기구임을 고려해 낙농진흥회를 대표할 수 있는 단체로 회원을 조정하고, 만장일치제도 함께 개선하기로 했다.
앞으로 정부는 간담회 논의결과를 기초로 낙농진흥회 이사회 의결 후 낙농진흥회 내 협의체를 구성해 세부 실행방안을 마련하고 원유가격 협상도 소위원회를 통해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3일 이승호 낙농육우협회장, 맹광렬 낙농관련조합장협의회장을 만나 "생산자단체 등이 대승적 차원에서 제도개편 방향에 큰 틀에서 합의한 것은 낙농산업을 위해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며 "앞으로 낙농제도 개편이 지속가능한 낙농산업 발전을 위한 것임을 함께 인식하고,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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