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의 모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눈썹 이식 수술을 하다 환자 다리에 화상을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성형외과 의사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성형외과 의사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20년 환자 B씨의 눈썹 이식 수술을 집도하던 중 눈썹에 이식할 모근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B씨 다리에 화상을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B씨 다리에는 모근 채취 과정에서 생긴 절제부위를 지혈하기 위한 전기소작기의 접지판이 부착돼있었다. 전기소작기 전류를 회수하기 위한 접지판이 B씨 다리에서 떨어지면서 고열이 발생했고, 이 고열로 B씨는 발목 부위에 화상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재판에서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피해자 신체에서 전기소작기가 분리되는지 여부까지 확인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에게는 환자가 전기소작기에 의한 화상을 입지 않도록 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며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수면마취 상태인 환자가 무의식적으로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경우 접지판이 신체에서 떨어질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간호사들의 수술 전 체크리스트에 전기소작기와 접지판 부착 상태 확인 항목이 포함돼있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A씨는 피해자의 수술을 집도한 의사로서 수술 과정에서 피해자의 건강이 침해되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했다"며 "피해자는 이 사건 사고로 상해를 입고 상당한 육체적 고통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는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피해자의 화상 치료를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 등은 별도의 민사절차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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