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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종군’ 선언한 장제원 부산행...“중앙 정치? 말하면 당이 안쓰러워지니까”

‘백의종군’ 선언한 장제원 부산행...“중앙 정치? 말하면 당이 안쓰러워지니까”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오전 '부산 사상구청장배 볼링대회'에서 시구를 하고 있다. (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31일 “앞으로 윤석열 정부에서 어떠한 임명직 공직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주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를 방문했다.

장 의원은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말, 지역구에서 많은 분들을 만났다”며 자신의 부산행 소식을 전했다. 장 의원은 이날 볼링 대회, 교회 예배, 신규 아파트 입주자 설명회 등에 참여하며 지역구민, 당원 등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장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지역 청년 정치인들을 만나 “중앙 정치권에 대한 언급을 일절 안 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을 둘러싼 일련의 상황을 의식한 듯 “저라고 안 하고 싶지 않겠는가. 말하면 당이 안쓰러워 지니까...”라고 말끝을 흐리며 화제를 지역 현안으로 돌렸다고 전해졌다.

‘원조 윤핵관’으로 분류되던 장 의원의 해당 발언은 장 의원이 불과 한 달 전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어떤 지도체제가 윤석열 정부를 잘 뒷받침할 수 있을지, 그것만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직접 발언한 것과 확연히 대조되는 대목이다.

이날 장 의원은 또 조병길 사상구청장, 김윤경 사상구의회 의원 등과 함께 지역에서 접수된 각종 민원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여의도 정치'와는 거리가 있는 현안들이다. 국회의원이 자신의 지역구를 챙기는 것은 당연하지만, 장 의원의 백의종군 선언과 맞물린 시점인 만큼 장 의원의 지역구 행보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장 의원은 지난달 31일 앞으로 계파 활동으로 비칠 수 있는 모임·활동을 하지 않고, 윤석열 정부에서 어떠한 공직도 맡지 않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는 최근 당의 혼란에 대해 “무한 책임을 느낀다”면서 “지역구 의원으로서의 책무와 상임위 활동에만 전념하겠다”라고 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저에 대해 과도하게 부풀려져 알려진 것들이 많이 있지만 모든 것이 저의 부덕이라고 생각한다"며 "당 갈등을 최소화하고 빨리 정상화돼 윤석열 정부를 성공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는 말로 윤핵관으로 인해 당 내분이 일어났다는 오해가 억울하지만 업보로 알고 조용히 지내겠다고 했다.

장 의원의 이러한 행보는 당 일각에서 윤핵관 퇴진 요구가 공개적으로 나오자 이를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장 의원의 2선 후퇴를 두고, 액면 그대로 백의종군으로 받아들이는 시각이 있는 반면 전략적 후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앞서 장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윤석열 캠프에서 종합상황실 총괄실장을 맡았지만, 아들의 음주운전과 경찰관 폭행 사건이 불거지면서 물러난 바 있다. 당시에도 장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했지만 윤 대통령과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존재감이 재확인됐다. 장 의원은 윤 대통령이 당선된 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