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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교제하게 된 여성의 나체사진을 확보한 뒤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문병찬 부장판사)는 지난달 31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촬영물 등 이용 강요)와 공갈 혐의로 기소된 A씨(29)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아울러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A씨는 2020년 10월께 피해자 B씨에게 나체로 영상통화를 하자고 한 뒤 이를 캡처한 사진으로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인터넷 채팅 앱으로 처음 만나 온라인 교제를 시작했다. 교제를 시작한 지 한 달이 됐을 무렵, A씨는 B씨에게 신체 부위 등을 보여 달라고 했고, 피해자가 나체 상태로 영상통화를 하자 이를 캡처하기 시작했다.
이후 B씨가 헤어질 것을 요구하자 A씨는 캡처한 나체 사진을 보내며 "마음의 상처를 줬으니 보상해 달라, 너의 부모님께 (사진을) 보내겠다"고 협박하고 금전을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겁먹은 피해자는 A씨 계좌로 100만원을 송금했다.
재판부는 "범행의 동기와 경위와 수법 등에 비춰볼 때 죄질은 불량하고, 지적장애 2급으로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는 피해자로부터 100만원을 받은 뒤 캡처 사진을 삭제하는 등 더 큰 범죄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탈북해 대한민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인연을 맺은 지인들이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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