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이산화바나듐 이용해 다기능 메타표면 제작
빛으로 재료에 패턴 만드는 포토리소그래피 공정 활용
테라헤르츠 영역서 투명성 유지하고 전기 전도도 조절
울산과학기술원(UNIST) 이덕형 교수팀은 포토리소그래피 방법을 써서 슬릿 배열로 패턴을 만든 바나듐 금속이 열 산화 과정을 거쳐 이산화바나듐 메타표면을 만들었다. UN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물리학과 나노광학연구실은 이산화바나듐을 이용해 6G 통신용 신소재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산화바나듐으로 만든 새로운 메타표면은 슬릿 배열로 패턴을 만들어, 테라헤르츠(THz)의 넓은 영역에서 투명성을 유지하면서 전기 전도도를 조절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메타표면은 자연에 없는 특성을 갖도록 제작한 이차원 물질로, 6G 통신에서 소자로 활용하기 적절한 특성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산화바나듐은 상온(67℃)에서 온도에 따라 상태가 변하는 특성이 있다. 전기가 잘 통하는 금속이 되기도 하고, 전기가 안 통하는 절연체로 변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단이 이산화바나듐에 패턴을 만들어 소자로 쓰기 위한 패터닝 기술을 발전시키려 애쓰고 있다.
연구진은 반도체 공정에서 빛으로 재료에 패턴을 만드는 포토리소그래피 공정을 활용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포토리소그래피로 바나듐 금속 패턴을 만든 뒤, 가열하며 공기 중 산소와 반응시키는 열 산화로 이산화바나듐을 성장시키는 방식이다. 이 방법을 쓰면 식각 손상에서 자유로운 대면적 이산화바나듐 패터닝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테라헤르츠파의 파장보다 작은 주기를 가지는 슬릿 배열 구조의 산화바나듐 메타표면을 제작해, 전기적 성질을 조절할 수 있는 테라헤르츠파 영역투명전극을 구현했다. 실온에서 100℃까지 온도를 달리하며 광학적·전기적 특성을 측정한 결과, 이산화바나듐 부분은 수 천배까지 전도도가 달라졌다. 반면, 메타표면을 통한 테라헤르츠파의 광대역 투과율은 상전이가 일어나도 일정하게 높아서 투명했다.
이덕형 교수는 "이산화바나듐이 절연체 상태일 때는 사파이어 기판과 유사한 굴절률을 가지므로 투과율이 높다"며 "이 물질이 금속으로 상태가 변하면 이산화바나듐에서 감소한 투과율을 슬릿에 모인 빛이 보상해주므로 높은 투과율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메타표면을 투과한 근적외선(NIR)도 상태 변화에 따라 선택적으로 변조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중 스펙트럼에서의 응용 가능성이 입증된 것이다.
제1저자인 양효심 서울대 박사과정 연구원은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다기능 테라헤르츠파 가변 투명전극은 테라헤르츠파와 근적외선 하이브리드 통신 같은 다중 스펙트럼 응용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며 "에칭-프리 패터닝 공정은 이산화바나듐 기반 메타표면의 대량생산에 유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광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레이저 & 포토닉스 리뷰스(Laser & Photonics Reviews)' 온라인판에 8월 7일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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