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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오르면 택시대란 해소" vs "골라 태우기부터 없애라" [입장 들어봤습니다]

이슈 스테핑
택시업계 환영 목소리
"택배·대리운전으로 옮긴 기사들, 수익 개선되면 복귀할것" 기대
"승객과 공생 방법 찾자" 지적도
시민들은 서비스 개선 요구
해외보다 싸다는데 동의하지만 승차거부·현금요구 등 문제 꼽아
"선택폭 늘려서 공정경쟁 유도를"

"요금 오르면 택시대란 해소" vs "골라 태우기부터 없애라" [입장 들어봤습니다]
지난 4월부터 우리 삶은 일상으로 복귀 중에 있다. 실외로 한정됐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고 식당의 야간 영업시간이나 인원 제한도 사라졌다. 재택근무도 줄어들면서 이동량이 급증했다. 여기서 예기치 못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했다. 바로 '택시대란'이다. 코로나19 동안 줄어든 이동량에 맞춰 택시 공급도 줄어들다 보니 사회적 거리두기 해지 이후 늘어난 택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가 택시요금 인상안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실효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중형택시 기본요금을 기존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올리고 기본거리도 현행 2㎞에서 1.6㎞로 단축하는 내용이다. 택시 공급을 늘리기 위해 '요금 인상'이라는 유인책을 가지고 나온 것이다.

택시업 종사자와 시민들은 엇갈린 목소리를 내고 있다. 택시업 종사자들은 크게 오른 연료비나 낮은 소득 등을 이유로 인상을 반기고 있다. 반면 시민들의 경우 요금 인상의 찬반을 떠나 현재 택시의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요금 올라야 기사들 돌아온다"

대다수 택시업 종사자들은 일단 요금 인상은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6일 광화문 인근에서 만난 택시기사 최모씨(61)는 "얼마가 오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며 "현재 요금 수준으로는 한달에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번다. 이 정도 임금이면 누가 택시를 몰려고 하겠나"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개인택시를 운전하는 김모씨(58)도 "요즘 물가가 다 오르지 않았나.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이 많이 올라서 연료비를 대는 것도 빠듯하다"며 답답해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L당 LPG 가격은 지난 2019년 2월 844원에서 지난 2월 1110원으로 인상됐고, 지난 7월 기준으로 1146원까지 상승했다. 3년여 만에 35.7%가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물가 상승은 9.5% 수준이었다.

현재 서울시도 운송비용 상승을 이유로 택시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택시 운송비용 원가 분석을 2년에 한번 진행하는데 2021년도 분석 결과 낮시간 기본거리 기준으로 19.5% 요금 인상 요인이 있었다"며 "동일 기준으로 서울시 인상안을 반영하면 19.3% 요금이 오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택시 종사자들은 택시대란 해소에도 요금 인상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택시 회사가 아닌 기사들의 소득이 늘어날 수 있도록 요금 인상이 이뤄져야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법인택시기사 김모씨(63)는 "회사에 차가 반은 세워져 있을 정도 기사들이 없다. 코로나19로 택배나 대리운전 등으로 기사들이 자리를 옮겼는데 다시 오고 싶어도 수입이 적어 안 돌아온다"며 "요금이 오르고 복지나 처우도 개선돼야지 다시 기사들이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요금이 오르는 상황에서 택시 서비스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언급도 나왔다.

개인택시기사 윤모씨(55)는 "돈을 좀 더 벌게 해줘야 기사들도 돌아오고 택시대란 문제도 해결된다"면서 "일부 택시기사들이 콜을 골라 받거나 장거리만 가겠다고 현금을 달라는 기사들도 있다고 들었다. 손님과 기사가 공생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비스부터 개선"

택시대란으로 실제 불편을 겪고 있는 시민들은 요금 인상에 대해 요금을 떠나 택시 서비스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선 시민들은 해외 사례와 비교하거나 올 들어 급등한 물가 등을 이유로 택시 요금 인상 요인이 있다는 데는 동의했다.

직장인 이모씨(34)는 "해외와 비교해 봐도 우리나라 택시 요금은 저렴한 수준"이라며 "최근에 택시가 너무 잡히지 않는데 처우가 좋지 않아서 기사 공급이 줄었다는 기사를 봤다. 택시비가 자연스럽게 오르면 수요 공급이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영업자 오모씨(28)도 "우리나라 택시비가 너무 싸다고 생각한다"며 "물가가 올랐으니 당연히 요금도 올라가는 게 상식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임모씨(29)는 "지금도 충분히 비싸다. 특히 시도경계를 넘어가면 요금이 오르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동시에 시민들은 요금 인상보다는 택시 서비스의 개선을 강하게 요구했다.

임씨는 "승객을 고르는 택시가 많아 서비스 좋은지 모르겠다"며 "택시를 타도 기사들이 (답하기 싫은) 말을 걸거나 정치 성향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피로감을 느낀다. 그러다 보니 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이모씨(23)도 "택시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너무 많아 요금 인상에 반대한다. 요금이 오르면 그만큼 서비스 질도 개선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사람을 골라 태운다는 인상을 받기도 하고 택시를 타면 담배 냄새에 멀미가 나 힘든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택시 선택권이 넓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직장인 장모씨(32)는 "택시 요금이 오르고 그만큼 서비스도 올라가야 모두에게 좋다"며 "무엇보다 다양한 회사들이 경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예전에 '타다'가 운행될 때 좋았던 경험이 있다.
(가격이나 서비스 등으로) 공정하게 경쟁을 한다면 가격이 올라도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서울시도 "택시는 선택 교통수단이다. 다양하게 공급돼 소비자들이 선택을 하게 하는 것이 맞다"며 "(소비자가) 선택할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혀 추후 타다와 같은 다양한 택시 출현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을 전망이다.

beruf@fnnews.com 이진혁 주원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