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수출 7.1% 증가 '한자릿수'
시장 전망치 12.8% 훨씬 밑돌아
서부 최대 경제권 쓰촨성 직격탄
신에너지·반도체·車기지 전력난
3분기 GDP에 부정적 영향줄 듯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폭염·고온 전력난과 주요 수출도시의 코로나19 전염병 확산으로 중국 수출 증가율이 4개월 만에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중국 각종 경제지표가 하반기 시작부터 기를 펴지 못하면서 3·4분기 경제성장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치 5.5%는 일찌감치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7일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8월 수출은 3149억2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7.1% 늘어나는데 그쳤다. 시장 전망치 12.8%, 전월 증가율 18%와 비교해 낙폭이 크다.
중국의 월별 수출 증가율은 경제도시 상하이 봉쇄가 시작된 올해 4월 3.8%로 추락한 뒤 3개월 동안 두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대내외 악재가 몰린 탓에 4개월달 만에 다시 한자릿수로 내려갔다.
수출 증가율 하락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요 수출 도시가 제로 코로나에 돌입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세계 크리스마스 관련 용품 80%를 생산하는 저장성 이우시는 8월 11일부터 사흘 동안 도시를 봉쇄한 뒤에도 확산세를 잡지 못하자 기간을 일주일간 연장했다.
8월은 이우시가 1년 수출 물량의 30%를 생산하는 시기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는 생산뿐만 아니라 물류도 통제된다는 것을 뜻한다.
일부 업체가 재고를 쌓아놨어도 수출길이 막힐 수 있다.
쓰촨성의 경우 전력난과 제로 코로나 봉쇄가 연이어 터졌다. 쓰촨성은 서부 내륙의 최대 경제권으로 꼽힌다. 2021년 기준 연간 경제성장률이 8.2%를 기록하면서 전체 31개 성·시 가운데 국내총생산 규모 6위를 차지했다.
세계 500대 글로벌 기업 377곳뿐만 아니라 쓰촨창홍전자그룹, 청두웨이스통정보산업, 칭화유니그룹, 청두이치, 쓰촨이치도요타, 지린쓰촨상용차, 쓰촨커룬제약, CATL 등 정보통신(IT)·반도체·자동차·제약업체들이 몰려 있다. 지난해 쓰촨성의 수출액은 51억3000만 달러에 달했다.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는 보고서에서 "폭염 가뭄이 지속되면서 신에너지, 자동차, 반도체 등의 주요 생산기지인 쓰촨성의 전력난으로 해당 산업뿐 아니라 연관 산업에도 생산 차질을 줄 것"이라며 "이는 8월 생산과 3·4분기 국내총생산(GDP)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세계 각국의 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수요가 약화된 것도 중국의 8월 수출에 충격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8월 중국의 수입도 2355억3000만달러로 0.3% 증가하는데 머물렀다. 중국의 월별 수입 역시 지난 4월 이후 4개월 만에 1% 이하로 떨어졌다. 이로써 무역수지는 793억9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7월 1012억7000만달러와 격차가 크다.
8월 20일 현재 중국 8개 주요 항구의 대외무역 컨테이너 처리량 증가율은 14%에서 1%로 하락했고 연한 항구의 대외 무역 화물 물동량도 7월 기준 7%에서 1%로 약화됐다.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 이코노미스트는 외신에 "연말까지 월 한자릿수 수출 증가 가능성이 있다"면서 "수출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에 기여하겠지만 상반기만큼 강력하지 않아 중국은 내수에 더 의존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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