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nezuela's orchestra perform at the Red Square during the "Spasskaya Tower" international military music festival at the Red Square in Moscow on August 26, 2022. (Photo by Alexander NEMENOV / AFP) /사진=연합 지면외신화상
[파이낸셜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반년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서는 축제가 벌어지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모스크바에 전쟁은 없다'는 제목의 르포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지난 5일 모스크바 크렘린궁 앞 붉은 광장에서는 공수특전대 부대가 위장복을 입고 불꽃놀이를 하며 전투장면과 같은 춤을 추는 공연이 진행됐다. 무대의 뒷편부터 이집트에서 온 공연자가 마차를 타고 생명의 상징인 앵크 십자가를 휘드르며 왔다갔다 했고 밴드는 소련시절 전쟁 노래인 '카츄샤'를 연주했다.
같은 시간 모스크바 외곽의 니콜라레니베츠 예술공원에는 1만6000여명의 젊은이들이 모여 파티를 즐겼다. 숲 한가운데 자리잡은 이 공원에는 나흘째 러시아 전역에서 모여든 패셔니스타들이 전위예술, 대중음악, 미술 등의 공연을 즐기며 밤새 술을 마셨다.
현재 러시아 모스크바는 '세계군인축제'로 들떠있는 모양새다. 이 행사는 벨라루스, 인도, 베네수엘라 등 러시아 동맹국들만 참가했다.
NYT는 "러시아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남동부 전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수만명이 전사 또는 부상했다는데도 러시아 국민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며 "모스크바에서 전쟁은 먼 세상 이야기"라고 평했다.
이와 관련 NYT는 "블라디미르 푸틴이 국내적 어려움을 막으려는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계군인축제를 보기 위해 붉은광장을 찾은 한 모스크바 시민은 "너무 멋져서 말이 안나온다"며 "지난 6개월 동안 자신은 달라진 게 없다. 물가가 오른 건 사실이지만 견딜만하다"라고 밝히며 이집트군 교향악대에 "카츄샤" 앙콜을 외쳤다.
NYT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경제제재로 모스크바 시내의 구찌, 디올, 프라다 등 명품 매장은 문을 닫았지만 식당과 극장은 성업중이며 람보르기니와 포르셰 등 고급 차들도 쉽게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다른 나라들과 달리 모스크바의 시민들은 물가 급등을 감당할 재정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NYT는 "푸틴은 전쟁을 위한 징병도 하지 않았고 전사자 장례식도 열지 않았다. 그 때문인지 러시아 국민들은 전쟁으로 인한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며 "전쟁은 푸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지만 러시아 국민들의 삶은 푸틴 생각대로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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