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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확장억제협의체', 16일 워싱턴서 '북핵' 논의(종합)

외교·국방차관 참석, 4년8개월 만에 재가동
"확장억제 실효성 강화 등 포괄적으로 논의"

한미 '확장억제협의체', 16일 워싱턴서 '북핵' 논의(종합)
태극기와 미국 성조기.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방부와 외교부는 8일 한미가 이달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4년8개월 만에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 한국에서는 조현동 외교부 1차관과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미국에서는 보니 젠킨스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차관과 콜린 칼 국방부 정책차관이 수석대표로 나선다.

이번 회의에서 "한미 외교·국방 차관은 엄중한 한반도 안보 상황 속에서 확장억제 실효성 강화 방안을 포함한 포괄적인 대북 억제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할 계획"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이번 제3차 EDSCG는 한미 외교·국방(2+2) 차관급 인사가 참석하는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 우리나라에 대한 핵공격 위협을 미국이 억지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확장억제'는 미국의 동맹국이 핵공격을 받거나 위협에 노출됐을 때 미 본토에 대한 위협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지원하는 개념이다.

특히 이번 EDSCG에서는 북한이 7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적 도발을 감행할 경우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적시 전개 등 구체적인 확장억제 강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김성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한미일 안보수장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할 경우 지금까지와는 대응이 확실하게 다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미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따라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10월 양국 외교·국방장관회의(2+2)에서 EDSCG를 신설하기로 한 합의에 따라 출범해 같은 해 12월 워싱턴에서 첫 회의를 열었고, 문재인 정부 때인 2017년 7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EDSCG 정례화 합의에 이어 2018년 1월 제2차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한미 '확장억제협의체', 16일 워싱턴서 '북핵' 논의(종합)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사진=평양 노동신문 캡처
이후 북한의 반발과 지난 정부의 남북한 간 대화 분위기 조성, 종전선언에 집중·집착하는듯한 정책 등으로 2차 회의를 끝으로 차기 EDSCG가 그 가동이 중단됐다.

그러나 북한은 2019년 10월 스웨덴에서 진행된 미국과의 비핵화 관련 실무협상이 결렬된 뒤 올 들어선 2017년 11월 이후 중단했던 모라토리엄(ICBM 시험 발사와 핵실험 유예)을 파기하고 22차례 이상의 신종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SLBM(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의 도발로 핵·미사일 기술 고도화와 다종화에 집중해왔다.

이에 따라 북한의 핵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확장억제의 신뢰성과 실효성 강화를 중요한 북핵 대응 방안으로 내세우면서 EDSCG의 실질적 재가동을 인수위 단계에서부터 중요한 과제로 추진하며 미국과 협의해 왔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올해 5월 서울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EDSCG 재가동에 전격 합의했다.

미국은 한미안보협의회(SCM), 억제전략위원회(DSC) 등을 통해 우리 측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을 지속 확인하고 있으나, 북한의 핵무기 고도화 움직임 또한 계속되면서 이들 약속만으론 충분치 않다는 우려와 함께 EDSCG 재개 필요성이 대두돼왔다.

특히 이번 EDSCG에선 전략폭격기,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등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배치 제도화 등 북핵에 대한 실효성과실질적 억제 대응력이 있는 구체적 방안에 관한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단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한미 외교·국방차관은 엄중한 한반도 안보 상황 속에서 확장억제 실효성 강화방안을 포함한 포괄적인 대북억제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7월 방미 당시 "미국이 본토를 공격당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북한의 위협에 대해 한국을 지켜줄 것인지 확실한 의지가 있다면 그것을 뒷받침하는 뭔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EDSCG"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정부는 "양 차관은 방미 계기에 주요 외교·국방 고위인사 면담, 싱크탱크 인사 간담회 등을 통해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우리의 노력을 적극 홍보하고, 우리 정책에 대해 미 조야와 공감대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미 '확장억제협의체', 16일 워싱턴서 '북핵' 논의(종합)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시찰을 마친 후 연설하고 있다. 왼쪽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