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평가연구소, 지중해담치 이용한 연구결과 발표
미세플라스틱에 오래 노출되면 생식기능·성장 방해
홍합.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안전성평가연구소(KIT) 환경독성영향연구센터 연구팀이 미세플라스틱이 해양 수산물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홍합과에 속하는 지중해담치를 미세플라스틱에 노출시킨 결과, 생식기능이 떨어지고 성장을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독성영향센터 박준우 센터장은 "인간이 먹는 해양수산물을 대상으로 연구해 미세플라스틱 인체 노출 연구의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세플라스틱이 해양 양식을 하는 담치에 미치는 생식 및 발달영향을 평가함으로써 기타 수산물의 해양양식업 관리, 보호에도 참고할 수 있는 중요한 연구자료"라고 덧붙였다.
영국 맨체스터대학 레이첼 헐리 연구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천, 경기 해안과 낙동강 하구 등에서 발견된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영국의 머지강 지류인 어웰강에 이어 전 세계에서 2, 3번째로 높게 나타나 국내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이미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공기 및 수돗물을 통한 미세플라스틱의 흡입 및 섭취 뿐 아니라, 생선 및 조개류와 같은 해산물의 섭취로 인체에 미세플라스틱이 노출되는 중요한 경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연구진은 해양에서 빈번하게 발견되는 섬유 형태의 PET 플라스틱을 100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 이를 지중해담치에 환경 농도인 0.0005㎎/L를 비롯해 0.1, 1, 10, 100㎎/L 농도로 32일 동안 노출 시킨 뒤 독성영향을 살펴봤다.
그 결과, 지중채담치의 여성호르몬 에스트라디올(E2)과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T) 수치가 감소했다. 이는 생식소 발달단계 지연과 생식소 지수의 감소로 이어져 번식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또한 지중해담치가 PET 미세섬유를 오랫동안 노출되면 혈구에서 세포가 죽거나 DNA 손상이 관찰됐다. 이와함께 지중해담치의 소화기관과 아가미 조직에서 항산화 효소와 신경독성 관련 효소의 활성이 증가했다. 이는 산화 스트레스, 염증 등 손상된 세포 및 조직에서 신경학적 영향이 일어날 수 있다.
즉, PET 미세섬유가 낮은 농도라도 오랜기간 노출되면 생식기능과 신경독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번식을 방해해 해양 수산물의 서식을 저해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사람이 즐겨 먹는 수산물 중 하나인 지중해담치에 미세플라스틱을 장기간 노출해 실제 해양환경 및 생물체의 영양 단계의 전이로 인한 미세플라스틱의 잠재적 위험성을 인지할 수 있는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공기 및 수돗물을 통한 미세플라스틱의 흡입 및 섭취 뿐 아니라, 생선 및 조개류와 같은 해산물의 섭취로 인체에 미세플라스틱이 노출되는 중요한 경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담치와 같은 조개류는 일반적으로 내장을 통째로 섭취하기 때문에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노출이 더욱더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연구진은 사람이 섭취하는 해산물의 미세플라스틱 노출과 그에 따른 독성영향이 해양생태계 뿐 아니라 인체에 유해할 수 있어 노출 경로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환경과학 분야 상위 권위지인 '체머스피어(Chemosphere)'에 7월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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