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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바이오프린팅으로 인공 암조직을 만들었다

POSTECH·부산대, 인공 암 모델 개발
환자의 세포로 암 모델 제작도 가능해
향후 개인별 맞춤 암치료 가능해 질 것

3D 바이오프린팅으로 인공 암조직을 만들었다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만든 혈관·림프관이 포함된 체외 전이성 흑색종 모델에서 암세포의 침습과 전이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 POSTECH 제공


[파이낸셜뉴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기계공학과 조동우 교수·통합과정 조원우·안민준 씨, 부산대 의생명융합공학부 김병수 교수 공동연구팀은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피부에 생기는 악성 종양인 '전이성 흑색종' 모델을 만들었다. 이 모델은 흑색종 특성을 모사하는 '암 스페로이드'를 인공 혈관·림프관 사이에 프린팅해 만들었다.

연구진은 9일 "암의 미세환경 뿐만아니라, 주요 전이 경로인 혈관·림프관을 모사한 체외 암 모델로 암을 전략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또한 "향후 환자에게서 채취한 세포로 암 모델을 제작하면 개인별 맞춤 암 치료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연구진은 돼지유래 피부 조직을 탈세포화해 만든 세포외기질 '바이오잉크 배스' 안에 암 스페로이드를 바이오프린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로 다양한 크기의 암 스페로이드를 혈관과 함께 제작했다. 다만, 기존의 체외 암 모델에는 면역세포가 이동하는 통로이자 약물 내성에 영향을 미치는 림프관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최초로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통해 암 스페로이드와 혈관·림프관이 공존하는 전이성 암 모델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 결과, 이 암 모델에서 암세포의 침습·전이와 기질세포에 의한 약물 저항성 등 전이성 흑색종의 특징적인 현상을 발견했다. 표적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 조합을 적용하자 실제와 유사한 반응이 나타나기도 했다.

복잡한 체내 환경을 그대로 구현한 체외 암 모델을 이용하면 암을 더욱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연구진은 "환자마다 각기 다르게 나타나는 암의 진행과 치료제의 효과를 몸 밖에서 미리 확인할 수 있어, 항암 치료에 대한 환자의 부담도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암 모델에 면역세포를 적용하면 실제 암에서 일어나는 암세포와 면역세포의 상호작용과 이로 인한 면역반응 등을 관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지난 8월 26일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