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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100년만의 폭우 견디는 ‘빗물터널’ 만든다

市, 대심도 배수시설 사업 본격화
방재성능 30년→100년 빈도 상향
침수 피해 큰 강남역 등 6곳 추진
전담TF 두고 11년만에 사업 재개

서울시내 100년만의 폭우 견디는 ‘빗물터널’ 만든다
윤석열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앞줄 오른쪽 첫번째), 이기재 양천구청장(앞줄 오른쪽 세번째) 등이 지난 8월 23일 서울 양천구 대심도 빗물터널을 방문해 유수지를 이동하며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가 강남역, 광화문, 도림천에 이른바 '빗물터널'을 우선적으로 설치하고, 다음 달부터 타당성조사 등에 대한 용역에 들어간다. 이 지역 빗물터널 완공은 2027년으로 계획했다. 동작구 사당동, 강동구, 용산구 일대는 2단계 사업으로 추진한다.

■강남역·광화문·도림천 우선 추진

서울시는 지난 8월 10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침수취약지역 6개소에 설치하겠다고 발표한 '대심도 빗물배수시설'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대심도 빗물배수시설은 지하 40~50m 아래에 큰 터널을 만들어 폭우 시 빗물을 보관하고 하천으로 방류하는 시설이다. 오세훈 시장이 발표한 6개소는 강남역, 광화문, 도림천, 동작구 사당동, 강동구, 용산구 일대다.

서울시는 방재성능을 현재 30년 빈도(시간당 최대 95㎜ 처리)에서 50년∼100년 빈도(시간당 최대 110㎜ 처리)로 상향한다는 목표다. 빈도는 일정 기간 동안 어떤 크기의 호우가 발생할 횟수를 의미한다.

지난 8월 8~11일 서울 일부지역에 쏟아진 100년 빈도 이상의 기록적인 폭우로 침수피해가 컸던 강남역, 광화문, 도림천 일대 3개소부터 추진, 사업 기간을 최소화해 2027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비는 강남역 일대 3500억원, 광화문 일대 2500억원, 도림천 일대 3000억원이다. 국비와 시비를 합쳐 5년간 총 9000억원이 투입된다.

사업의 첫 단계로 구체적 시설 규모를 설정하기 위한 각 사업별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을 다음 달에 착수한다. 올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용역을 완료한다. 사당동, 강동구, 용산구 일대 3개소는 2단계 사업으로 분류해 추진할 계획이다.

■내달 용역 돌입…2027년 완공 목표

강남역은 주변보다 10m 이상 낮은 지형으로 인해 폭우가 오면 이 일대로 빗물이 모이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강남역~한강 구간에 길이 3.1㎞, 시간당 110㎜ 이상의 폭우를 견디는 규모로 대심도 빗물배수시설 설치를 추진한다.

광화문 일대는 인근 인왕산과 북악산을 타고 흘러내리는 빗물이 집중되는 지역이다. 시는 종로구 효자동~청계천 구간에 길이 3.2㎞, 시간당 100㎜ 이상의 빗물을 처리하는 규모로 설치를 검토한다.

도림천은 타 하천에 비해 폭이 좁아 비가 오면 수위가 빠르게 차고 인근의 관악산의 경사가 가팔라 빗물이 빠르게 흘러 내려오는 특징이 있다. 이에 동작구 신대방역∼여의도 구간에 길이 5.2㎞, 시간당 100㎜ 이상의 빗물을 처리하는 규모로 설치할 계획이다.


한편 대심도 빗물배수시설은 2011년 우면산 일대에 내린 폭우로 당시 오세훈 시장이 설치를 추진했던 사업을 11년 만에 재개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사업을 신속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 전담 조직인 '대심도 사업 TF팀'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한유석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은 "대심도 빗물배수시설은 대규모 침수피해와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 중 하나"라며 "시민 안전을 위해 사업을 신속하게 완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