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전차부대가 12일(현지시간) 장애물 제거 장비를 단 전차를 선두로 동부 하르키우 지역에서 진군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최근 우크라이나의 대공세에 당황해 서둘러 퇴각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으로부터 빠른 속도로 영토를 수복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전쟁포로 역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12일(이하 현지시간) AP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정보기관 대변인은 러시아군이 대규모로 투항하고 있다면서 "그들이 자신들의 상황이 가망이 없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도 러시아군 전쟁포로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바람에 이들을 수용할 시설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24시간 동안 20여개 지역을 수복했다고 발표했다.
영국 국방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수복한 영토 규모는 런던 메트로폴리탄의 최소 2배에 이르는 방대한 규모다.
러시아가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최초의 대규모 공세가 실패한 뒤 전황이 지지부진해지자 우크라이나가 반격의 기회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수개월간 교착상태 속에 우크라이나군의 사기가 높아졌고, 이제 우크라이나가 대대적인 공세로 전환했다.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의 올레 시니후보우 주지사는 "일부 전선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연방 국경선까지 도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도 일부 시인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주말 2곳에서 병력을 철수해 도네츠크 동부 지역에서 재편성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퇴각은 차분하게 진행되지 않고 쫓기듯 대규모 혼란 속에 이뤄지고 있다.
동부전선의 작은 마을로 최근 우크라이나가 수복한 잘리즈니치네의 한 주민은 영국 위성방송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아침에만 해도 있었지만 정오가 되자 갑자가 큰 소리를 내며 쫓겨가기 시작했다"면서 "전차와 기갑차량들을 버리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AP는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동영상에서 군인들이 전화 속에 피해를 본 건물들에 우크라이나 국기를 거는 모습들이 보이기도 하고, 또 어떤 군인들은 러시아 국기로 자신의 전투화를 닦는 모습이 보인다고 전했다.
또 동영상 곳곳에서 러시아군이 버리고 퇴각한 전차를 우크라이나군이 조사하는 모습도 보인다고 AP는 덧붙였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경찰을 비롯해 군경은 러시아군이 퇴각하면서 남겨진 지뢰 등을 수거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AP는 우크라이나군의 이번 전격전이 이번 전쟁의 전황을 가를 분기점이 될지 아직 확실하지는 않다면서도 이전의 진퇴와 달리 이번에는 공세의 규모와 속도가 크게 다르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12일 우크라이나가 전황을 돌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ISW는 우크라이나가 "(동부)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계속해서 확대하고 주요 전투에서도 우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국방부는 이번 후퇴로 러시아군 지휘부 내에서 군에 대한 믿음은 더 약화될 것이라면서 결국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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