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연구원-식품연구원-전남대-전남바이오산업진흥원
배설물 악취 주성분인 '암모니아·황화수소' 농도 절반 이하로
3년간 현장 실험해 돼지 출하 10일 단축하고 육질등급도 향상
돼지.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축산 배설물의 악취를 줄이면서 출하시기까지 단축시킬 수 있는 사료첨가제를 개발했다. 이 사료첨가제는 가축의 장내 환경을 개선해 배설물 악취의 주성분인 암모니아와 황화수소 농도를 절반이하로 감소시켰다. 또한 출하시기를 10일 가량 단축함은 물론 육질등급까지 향상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마이크로바이옴융합연구센터 박호용 박사팀이 한국식품연구원, 전남대학교, 전남바이오산업진흥원과 공동으로 사료첨가제 제작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생명공학연구원 창업기업인 ㈜인섹트바이오텍에 이전돼 전남지역 기업과 함께 본격적인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박호용 박사는 13일 "이번에 개발한 사료첨가제 제작기술은 추가시설이 필요 없이 환경적으로 안전하고도 손쉽게 적용할 수 있어 축산 농가에서 바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지난 2018년부터 지자체와 협력해 '축산악취 저감을 통한 생활환경 개선' 융합연구개발사업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배출된 가축 배설물의 악취를 처리하거나 마스킹 하는 기존 방법들과 다르게, 사료를 먹고 소화하는 동물의 장내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해 아예 뱃속에서부터 변화시키는 방법으로 문제해결을 시도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마이크로바이옴융합연구센터 박호용 박사팀이 한국식품연구원, 전남대학교, 전남바이오산업진흥원과 공동으로 천연 단백질분해효소 기반의 축산악취 저감 사료첨가제를 개발했다. 생명공학연구원 제공
생명공학연구원에서 지난 2002년 개발한 천연 단백질분해효소를 기반으로 여러 효소를 복합해 최적화된 사료첨가제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를 이용해 전남 소재 양돈 농가에서 한번에 500마리씩 돼지를 대상으로 사육에서 도축까지 과정을 3년간 여러 차례 대규모 현장 적용시험을 진행했다.
그결과 사료첨가제를 먹인 양돈은 소화 효율이 향상돼 사료비용이 절감되고, 미소화변(먹은 음식이 그대로 나오는 설사)이 적어 질병 예방과 환경오염 방지 효과가 있었다. 또 축사와 분변에서 악취의 주성분인 암모니아, 황화수소 농도가 최대 63%까지 감소했다.
이와함께 돼지 장내 유익한 미생물 종류와 밀도가 개선돼 평균 출하 시기도 최대 10일 정도 단축됐다. 뿐만아니라 관능검사, 도체등급검사, 성분검사 결과 육질등급도 향상됐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환경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인 '종합환경 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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