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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美와 전기차 세액공제 국장급 실무협의 본격 개최"

통상교섭본부장, IPEF 장관회의·IRA 협의 결과 발표
"美정부·의회 공감...이번주 후반 세부 사항 협의 개시"
IPEF, 광물부국·신흥국 참여로 파급효과 클 것"

정부 "美와 전기차 세액공제 국장급 실무협의 본격 개최"
(세종=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이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장관회의 주요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차별적인 국내 전기차 세액공제 문제에 대해 미국 정부와 본격적인 실무협의를 시작한다. 미국 정부와 양자 채널로 IRA 차별 조항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에도 IRA 개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일단 하위 지침(가이드라인)에 한국의 이익을 최대한 확보하는 방법을 강구하기로 했다.

정부는 IRA과는 별개로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3일 IPEF 장관회의 참석, IRA 협의 결과에 대해 이 같이 발표했다. 안 본부장은 지난 5~9일 미국을 방문해 IRA, IPEF 관련 미국 정부 당국자와 의회 의원들을 만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한미는 국산 전기차의 보조금 배제와 관련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양자 협의채널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안 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IRA의 차별적인 전기차 세액공제 문제에 대해 미국 정부와 의회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고 자평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이번주부터 이 문제를 논의하는 협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안 본부장은 "한미는 이번 주 후반에 전기차 세액공제 이슈에 관한 국장급 실무협의를 개최해 세부 사항에 대한 협의를 개시할 예정"이라며 "저도 다음주 G20 통상장관회의 등을 계기로 캐서린 타이 USTR 대표와 만나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의 중간선거 이후에도 IRA 개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본부장은 "이제 막 통과된 법을 개정하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미국 방문 과정에서의) 아웃리치를 기반으로 미 의회와 협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며 "일단 하위 지침과 관련해 우리 측 이익을 최대한 확보하는 방향으로 미 정부와 협의를 이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법제적으로 풀 부분, 행정부에서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 부분 등 다양한 방법을 가지고 협의에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IRA와는 별도로 미국이 주도하는 IPEF에는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새롭게 재편되는 경제통상 환경 변화 속에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지난주 미국에서 열린 IPEF 장관회의에서는 14개 참여국 통상경제장관이 무역, 공급망, 공정경제, 청정경제 등 4개 협상 분야 각료선언문에 합의하고 IPEF 공식 협상 개시를 선언했다.

안 본부장은 IPEF가 한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리나라는 현재 쉰개가 넘는 국가들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대부분의 주요한 교역 상대국들과는 관세를 철폐해 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더 이상 관세 인하로 혜택을 볼 수 있는 부분이 많지는 않다"며 "청정경제와 공정경제 부분을 통해서 우리 기업들이 향후 첨단산업 부분에 필요한 핵심적인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는 IPEF가 호주, 인도네시아 등 핵심 광물 부국과 인도 등 빠르게 성장하는 신흥국이 참여하는 만큼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IRA로 한국의 뒤통수를 친 미국이 주도하는 IPEF에 오히려 불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래서 더 참여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안 본부장은 "공급망을 더 다변화하고, 안정화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에 지금 참여를 함으로써 국가들과의 신뢰를 구축하고, 향후 첨단산업 부분에 있어 산업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우리가 앞으로 이번 IRA과 같은 문제들이 다시 발생하지 않게 노력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