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월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만다린 오리엔탈 리츠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김 여사는 당시 6000만원 상당의 반 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착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지난 2018년 10월15일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가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모나리자 그림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당시 김 여사가 착용하고 있는 자켓이 한글이 수놓아진 샤넬 자켓이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장신구 논란에 대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의상 논란과 비교하며 "국민의힘이 헬게이트를 열어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지난 13일 KBS에 출연해 "대통령과 여사님의 일 중에 혹은 대통령과 관련돼 있는 일 중에 굳이 밝혀지거나 끄집어내지 않아도 되는 일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건드리지 않아도 되는 부분들을 그쪽에서 먼저 열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이 과거 김정숙 여사의 의상 논란을 부추김으로써 현재 김건희 여사의 장신구 논란까지 자초했다는 의미로 보인다.
그는 "(김정숙 여사의) 의상은 전혀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샤넬에서 빌려줬고 지금은 다시 샤넬에서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정리가 끝났다"고 재차 강조했다.
탁 전 비서관은 "사람들이 그때부터 여사님이 어떤 복장을 하는지, 어떤 장신구를 차는지, 그것이 얼마인지, 샀는지, 빌렸는지 이런 것들을 자꾸 주목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김건희 여사가 착용한 장신구 가격 논란이 불거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7일 윤 대통령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검찰에 추가 고발했다. 김 여사가 나토(NATO) 정상회의 당시 6000여만원짜리 목걸이·2600만원짜리 브로치 등 고가로 추정되는 장신구를 착용했는데, 재산 신고 과정에서 해당 물품이 누락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 장신구 중 일부는 구입, 일부는 국내 지인으로부터 빌린 것"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뉴스1
탁 전 비서관은 현재 김 여사 보좌를 위한 2부속실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현재 대통령 전담 부속실이 영부인까지 책임지는 것은 기형적인 구조"라며 "(2부속실을 설치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전 정부까지는 그러지 않았다"고 했다.
대통령실의 홍보와 의전 등에 대해선 "국민이 반응하고 감동할 때는 리얼리티와 디테일이 있어야 하는데 디테일이 없다"며 "디테일이 떨어지니 진심도 사라져 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디테일을 만드는 것은 의전, 홍보인데 PI(Personal Identity)를 담당하는 부서 역할이 안 되니까 제가 여러 번 프로페셔널을 쓰라고 조언했다"며 "여기서 PI는 President Identity로 해석해 구별해야 한다. 지금 대통령실은 이 2개의 PI를 혼용·혼동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이라는 한 개인의 장점이 친밀감이고 호방하다면 그걸 그대로 보여주려는 데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에 바라는 기본적인 이미지와 설득되는 지점이 있는데, 자꾸 개인의 아이덴티티로 덮으려고 하니까 어색해 보이고 적절치 않아 보이게 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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