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지난 1월 당시 세종시 비오케이아트센터에서 열린 세종 선거대책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서 행정수도 완성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 제2 집무실 건립을 본격화하고 나선 가운데 대통령 집무실의 세종 완전 이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 정부는 대통령 집무실을 이미 용산으로 이전했으나, 궁극적으로는 세종시에 집무실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때문이다.
다만 제2 집무실의 준공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만큼, 집무실 완전 이전 여부에 대한 논의는 빨라야 차기 정부에서나 이뤄질 전망이다.
세종 제2 집무실 건립 시동
14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은 대통령 제2 집무실 건립을 추진하기 위해 '대통령 제2 집무실 범정부 합동추진단'을 구성하고 이날 제1회 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행복청은 이달 중으로 '제2 집무실 건립방안 기획 용역'을 발주해 제2집무실의 기능·규모·입지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대통령 제2 집무실 건립은 윤 대통령의 20대 대선 공약이자 120대 국정과제에 포함된 중점사업이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세종청사에서 격주로 국무회의를 열고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월 1회 진행하겠다는 공약을 전한 바 있기도 하다.
일각에선 세종 제2 집무실 설치에서 한발 더 나아가 대통령 집무실을 세종시로 완전히 이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당초 세종시가 균형 발전의 중심인 행정 수도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서울에 머물면서 기존의 취지는 퇴색됐다는 여론이 다수다.
또한 대통령 집무실을 세종시로 옮겨야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현재 중앙 행정부 기관(부·처·청) 40개 가운데 19개가 세종, 8개가 대전, 2개가 청주 등 29개(72.5%)가 충청권에 집중돼 있다. 전주와 군산의 2개를 포함하면 총 31개가 충청과 전북에 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선 이미 용산 이전으로 적지 않은 예산이 소요됐다. 또다시 집무실을 옮기는 일로 예산을 투입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초 용산 집무실 이전에는 498억원이 예비비로 책정됐으나, 여기에 국방부와 행안부 등에서 약 300억원의 예산이 전용돼 관저 리모델링 등에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집무실 이전에 예상보다 많은 예산이 들어갔다는 지적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부처가 자체 필요에 따라 추진됐던 것이고, 이전에 직접적으로 사용된 비용이 아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대통령 집무실의 세종 완전 이전..헌법 개정 필수
세종 제2 집무실이 마련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세종 제2 집무실 건립 추진단은 내년 상반기에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27년에 준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통령 집무실의 세종 이전을 논의하기 위한 테이블은 빨라도 차기 정부에서나 마련될 전망이다.
대통령 집무실을 세종으로 옮기기 위해선 헌법 개정이 수반되어야 한다. 앞서 노무현 정부에선 행정 수도 이전 법안이 논의한 바 있으나, 헌법재판소는 2004년에 위헌 결정을 내렸다. 서울이 수도라는 건 관습헌법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대통령 집무실의 세종 이전을 언급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행복청 관계자는 "집무실의 세종 이전은 개헌 사항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제2 집무실을 설치하는 작업에 대해서만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대통령 집무실을 세종시로 완전히 이전한다고 하면 헌법재판소가 위헌 판정을 내린 것에 반하는 내용이 된다"라며 "집무실의 이전은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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