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뒤 20차 당대회서 3연임 결정
통계국 "발전속도 안정적" 발표
봉쇄發 경제둔화 관련언급 없어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 정부기관들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이후 경제·사회·세제 발전 성과에 대한 보고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3연임을 결정짓는 20차 당 대회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중국 경제가 요동치자 경제발전 공적을 띄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미중 갈등과 미국의 대중국 고립화 전략, 제로코로나 이후 둔화되는 경제·사회 현상도 상당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국민을 설득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14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홈페이지를 통해 발전속도가 안정적이고, 경제구조는 끊임없이 최적화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시 주석이 지금의 자리에 오른 18차 당 대회 이후부터의 업적을 열거하고 있다. 2013~2021년 중국 국내총생산(GDP) 연평균 성장률이 6.6%로, 같은 기간 전 세계(2.6%) 및 개발도상국(3.7%)보다 높다는 식이다.
하지만 미중 갈등이 격화된 2021년은 6%였고,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은 2.2%까지 떨어졌다는 내용은 없다. 중국의 GDP 성장률은 올해 1·4분기 4.8%, 2·4분기는 0.4%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이대로라면 올해 목표치(5.5%)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재무건전성도 마찬가지다. 통계국은 2021년 국가일반공공예산수입이 20조3000억위안에 달했고, 9년 동안 연평균 5.8% 성장률을 보였다고 자랑했다.
그럼에도 제로코로나 봉쇄가 수시로 진행되면서 중국정부의 예산이 줄어들고, 지출은 늘었다는 언급은 어디에도 없다. 중국 재정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일반공공예산수입은 10조5221억위안으로 10.2% 줄어든 반면, 지출은 12조8887억위안으로 5.8%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겠다며 주요 도시를 마비시키자 기업과 국민들은 생산·소비를 줄였고, 경제주체에게 충격은 전해졌다. 중국정부가 뒤늦게 규제를 풀어준 부동산 시장도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미 400개 이상의 부동산 업계가 파산했다는 보도도 있다.
그러면서도 대규모 핵산 검사를 하는 도시는 늘어나면서 지방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돈이 떨어진 지방정부는 검사료조차 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8대 코로나 검사기관의 미수금은 모두 141억위안으로 전년동기 대비 73% 늘었다.
'새로운 기반 시설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부분 역시 실제와는 온도차가 있다. 코로나19 경제위기 대응용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발표했으나 재정난에 부딪힌 지방 정부들은 서류에 사인만 하고, 실제 공사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관찰자망은 지적했다.
혁신에 대한 투자가 빠르게 늘고 성과물로 나오고 있다고 하나 반도체 이야기는 적시하지 않았다. 반도체의 경우 막대한 지원금을 쏟아넣은 대기금과 관련해 여러 명이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고용률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2020년 제외) 5.5% 이내여서 '안정적'으로 표현됐다. 다만, 중국의 청년실업률은 7월 기준 19.9%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올해 대졸자가 1000만명을 넘고, 경영난에 직면한 기업들의 고용 여력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업률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또 연도별 임금 인상률은 2010년 22.1%에 달했으나 2017년 5.9%로 떨어졌고 2019년엔 최저치인 0.8%를 기록했다.
소비가 중국 경제성장의 주요 원동력이라는 국가통계국 주장은 맞다. 2021년 중국 소비지출의 경제성장 기여 비율은 65.4%로 2012년보다 10.0%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현재 중국 소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도 자명한 사실이다.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저축을 선택하고 있다. 중앙·지방정부가 수시로 소비촉진 정책을 내놓고 소비쿠폰을 뿌리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7월 소비자물가는 2.7%로 2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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