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매판매 5.4%, 산업생산 4.2%, 고정자산투자 5.8% 등 모두 전월·전망치 상회
- 그러나 외국인 투자는 4.0% 감소, 부동산 시장은 11개월째 내리막
지난 25일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의 베이징 매장 앞을 쇼핑객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정지우 특파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주요 도시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재확산되고 폭염·가뭄 전력난이 겹쳤지만 중국 정부의 연이은 경기부양 정책 덕분에 소매판매,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등 중국 3대 경기지표가 모두 상승했다. 다만 불확실성은 여전해 고정자산투자는 소폭 오름에 그쳤고 외국인 투자는 감소했다.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8월 소매판매는 3조6258억 위안(약 720조원)으로 전년동월대비 5.4% 증가했다. 전월 2.7%, 시장전망치 3.5%를 모두 웃돌았다.
중국 소매판매는 백화점, 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소매점 판매 변화를 나타낸다. 소비지출의 중요 지표이며, 소비지출은 중국 국내총생산(GDP) 기여율이 65.4%(2021년 기준)에 달할 정도로 중국 경제의 핵심이다.
그러나 중국의 월간 소매판매가 5%대를 넘긴 것은 올해 2월 6.7% 이후 6개월 만이다. 상하이 봉쇄가 시작된 지난 4월 -11.1%까지 떨어졌다. 중국 정부는 각종 할인과 소비쿠폰 발행 등을 추진해왔다.
8월 소매판매도 석유 및 제품(17.1%), 자동차(15.9%) 등의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가전제품은 3.7%로 기록됐다.
중국 국민경제와 사회발전계획을 수립·집행하는 국무원은 지난 7월 말 상무회의를 열고 하반기 경기부양 차원에서 △자동차 번호판 한도 확대와 구입 자격 완화 △신에너지차 취득세 감면 연장 △친환경 스마트 가전 소비 보조금 시행 등을 골자로 한 소비수요 창출 세부 조치를 발표했다.
중국 각 지역도 에너지 절약 가전제품, 신에너지 자동차, 문화·관광·소비재 등 할인, 보조금 지원, 소비쿠폰 발행 등을 골자로 한 소비촉진 정책을 가동했다. 오래된 차량을 폐기하고 새 차를 구입하면 최대 1만 위안(약 199만8000원)의 현금을 지원하고 친환경 가전제품에 소비쿠폰을 뿌리는 식이다.
같은 달 산업생산 증가율은 4.2%로 전월 및 전망치 3.8%를 각각 0.4%p 넘어섰다. 자동차 산업 호황은 산업생산에서도 드러난다. 업종별 증가율을 보면 자동차가 30.5%로 가장 상승률이 컸다.
다만 내연차보다는 신에너지차 판매 호조로 풀이된다. 중국은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분야에 전방위 지원 중이다. 전기 및 열 생산·공급 산업(14.3%), 전기기계·장비 제조(14.8%) 등도 증가했다.
중국의 산업생산은 공장, 광산, 공공시설의 총생산량을 측정한 것이다. 제조업 동향을 반영하며 고용, 평균 소득 등의 선행 지표로 활용된다.
농촌을 제외한 공장, 도로, 전력망, 부동산 등 자본투자에 대한 변화를 보여주는 고정자산투자(1~8월)는 5.8%로 기록됐다. 이로써 올해 2월 12.2% 이후 6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전월 5.7%(전망치 5.5%)와 비교해 0.1%p 오르는데 그쳤다.
이마저도 국내 기업 투자는 6.0% 늘어난 반면 외국인 투자 기업은 4.0% 줄었다. 주요 외신의 설문 조사 결과 외국 기업들은 중국의 초강력 봉쇄 정책인 제로코로나 불확실성을 피해 추가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답하는 사례가 많았다.
1~8월 부동산 개발 투자액은 -7.4%로 집계됐다. 국가통계국의 발표 자료에 적시된 2021년 1~8월 10.9% 이후 11개월째 추락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경기하방 압력 증가에 부랴부랴 부동산 규제 완화에 나섰지만 냉담한 시장 반응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개발 기업의 주택 건설 면적은 4.5% 감소했다. 이 가운데 신규 착공 주택 면적은 38.1% 급감했다. 아울러 주택 완공 면적은 21.1%, 준공된 주거면적은 20.8% 내려갔다. 상업용 주택 매매 면적 역시 23.0%, 판매는 27.9% 각각 줄었다.
도시 실업률은 5.3%로 0.1%p 하락했다. 16~24세 청년실업률도 17.7%로 전월보다 1.2% 떨어졌다.
국가통계국은 “고용상황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면서도 “국제 환경이 여전히 복잡하고 국내 경제 회복 기반도 아직 탄탄하지 못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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