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건 "단순 명예직 아닌 실질적 임무 있어 감사"
박민식 보훈처장이 19일 오전 서울지방보훈청에서 열린 '대한민국 제1호 명예보훈장관 위촉식'에서 '한국의 사위'로 유명한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주(州) 지사에게 위촉패와 유엔 참전국 국기가 새겨진 기념메달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19일 국가보훈처는 방한 중인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를 '명예보훈장관'으로 위촉했다. '한국 사위'로 불리는 호건 주지사는 우리 정부 보훈정책 수립에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임무를 맡았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1호 명예보훈장관의 1호 미션은 바로 다름 아닌 용산공원에 들어설 호국공원에 대한 아이디어 제공"이라며 "그의 아이디어가 무엇일지 참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 처장은 이날 오전 서울지방보훈청 호국홀에서 열린 위촉식에서 위촉장을 비롯해 태극 문양 바탕에 우리나라·미국 등 22개 유엔참전국의 국기가 그려진 메달을 호건 주지사에게 전달했다.
박 처장이 이날 위촉식에서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Freedom is not free) 명예보훈장관도 공짜가 아니다"고 하자, 호건 주지사는 호쾌하게 웃으며 "단순 명예직이 아니라 실질적인 임무가 있다는 것에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이에 호건 주지사는 "만약에 장관님이 워싱턴에 오신다면, 같이 내셔널몰과 메릴랜드의 주도인 아나폴리스에서 안내를 해 드리겠다"며 흔쾌히 수용했다.
이어 "아내인 유미 호건이 예술학 교수이자 예술가이므로, 더 좋은 디자인 아이디어를 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유미 호건 여사를 내 '명예보훈차관'으로 임명할까 한다"고 말해 좌중의 박수를 받았다.
보훈처는 용산공원에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추모하고 호국보훈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대한민국의 상징 광장으로 호국보훈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부터 남산 안중근 기념관, 용산 전쟁기념관, 용산 보훈메모리얼파크, 한강 이남의 국립서울현충원을 잇는 보훈역사의 축을 마련, 워싱턴DC '내셔널몰'과 같은 세계적 명소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위촉식에 앞서 박 처장은 이날 호건 주지사와 함께 내년 한국전쟁(6·25전쟁) 정전협정 70주년 사업 등 공동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미 공화당의 유력 정치인인 호건 주지사는 부인(유미 호건 여사)이 한국계다. 호건 주지사는 지난 7월27일 미 워싱턴DC 한국전참전용사 기념공원 내에 준공된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건립과정에서 25만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박 처장은 위촉식 뒤 페이스북을 통해 "호건 주지사가 한국전 참전용사의 명예선양과 권익증진을 위해 힘써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며 "(오늘 행사는) 내년 정전 70주년을 앞두고 보훈처와 공동의 목표를 위해 계속 노력해 주실 것을 당부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밝혔다.
이어 보훈처는 호건 주지사의 명예보훈장관 위촉은 "내년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유엔참전국의 명망 높은 인사들을 위촉함으로써 유엔참전용사들의 명예선양과 권익증진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건 주지사 측은 보훈처의 명예보훈장관 위촉 제안에 대해 "굉장히 멋진 일"이라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처장은 "보훈처는 명예보훈장관을 비롯한 다양한 국제보훈사업을 통해 6·25전쟁 정전 70주년 사업을 22개 유엔참전국의 뜨거운 인류애와 공동의 희생을 기억하고 세계인들에게 널리 알리는 대규모 국제행사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19일 오전 서울지방보훈청에서 열린 제1호 대한민국 명예보훈장관 위촉식에서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에게 위촉패를 전달하고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국가보훈처 제공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