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최대 가스기업 '유니퍼' 로고 사진. AFP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독일 정부가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으로 직격탄을 맞은 자국 최대 가스회사 '유니퍼'를 국유화하기 위한 마지막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도이치벨레 등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유니퍼는 이날 독일 정부 인수 가능성에 대해 "최종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유니퍼 대변인은 "독일 정부가 유니퍼의 상당한 지분을 인수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아직 최종 합의가 완료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체가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독일 정부가 유니퍼를 국유화하는 잠정 합의를 했고 이를 이르면 21일 발표할 예정이다.
독일 정부는 지난 7월 유니퍼에 약 150억 유로(약 20조9000억원) 규모의 긴급 구제금융을 제공하면서 자본 투입 대가로 회사 지분 30%를 사실상 매입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완전히 중단한 데다 가스 가격도 뛰면서 회사 경영난이 심각해지자 독일 정부가 유니퍼를 완전히 인수하는 방안으로 방향을 틀었다.
현재 유니퍼의 최대 주주는 과반수 지분을 소유한 핀란드 국영 에너지 회사 포르툼이다. 독일 정부는 포르툼이 소유한 지분을 인수, 증자 등을 더해 약 80억 유로(약 11조1370억원)에 달하는 자본을 추가로 투입하게 된다. 이를 통해 독일 정부는 유니퍼 지분의 약 90%를 확보하게 된다. 독일 정부가 유니퍼에 지원한 공적자금은 약 290억 유로(약 40조 4000억원)에 달한다.
유니퍼는 '노르드 스트림2' 파이프라인 건설에 참여했다. 하지만 '노르드 스트림2'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러시아 제재 패키지 일환으로 무기한 동결됐다. 러시아가 지난 2일 '노르드 스트림1'을 통한 가스 공급도 완전히 중단하면서 가스 가격이 치솟자 회사 경영 사정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러시아가 가스관을 폐쇄하자 장기공급계약을 맺은 고객사에 현물 가스 시장에서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가스를 사서 공급하면서 대대적인 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유니퍼 노동조합 측은 유니퍼의 국유환에 찬성하고 있다.
유니퍼 노조 하랄트 제가츠 위원장은 "가스 위기에서 살아남고 장기적으로 에너지 전환을 실행하기 위해선 정부가 유니퍼의 최대주주를 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독일은 자국 내 2위 가스기업인 가스프롬 내 독일 자회사를 직접 관리하고 3위 가스기업 라이프치거 VNG는 국유화하는 협상을 진행하는 등 가스기업들을 국유화하고 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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