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박창근 가톨릭관동대교수·대한하천학회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낙동강 주변 공기 중 남세균 독소 조사 결과 발표’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회견에서는 낙동강에서 검출된 남세균(녹조)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강물에서만이 아니라 낙동강 주변 공기에서도 에어로졸 형태로 확산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공동취재사진) 2022.09.21.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낙동강 녹조의 독성 물질이 공기 중으로도 퍼졌다는 국내 조사 결과가 처음으로 나왔다. 녹조의 독성 물질이 낙동강에서 1.2km 떨어진 공기 중에서도 검출됐다는 것이다.
부산환경운동연합과 낙동강네트워크 등 환경단체는 21일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 공기 중 유해 남세균(녹조, 시아노박테리아)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과 BMAA가 에어로졸을 통해 확산했다"며 "미세먼지와 비슷한 크기의 유해 남세균이 에어로졸을 통해 공기 중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사실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에어로졸은 공기 중에 떠 있는 고체 또는 액체 상태의 작은 입자의 물질을 말한다.
이들은 "4대강 사업 이후 10년 동안 '녹조라떼'를 방치한 결과 강, 먹을거리, 수돗물에 이어 이젠 우리 국민이 숨 쉬는 공기마저도 오염된 사실이 실측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며 "이는 4대강 사업에 따른 환경재난이 심각한 사회재난으로 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낙동강 창녕함안보 녹조 (창녕·함안=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폭염이 이어지는 4일 경남 창녕군 길곡면과 함안군 칠북면 경계에 위치한 창녕함안보 일대 낙동강에서 녹조가 관찰되고 있다. 강물이 녹색 물감을 푼 듯한 모습이다. 2022.8.4 image@yna.co.kr (끝) /사진=연합뉴스
이들은 지난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낙동강 대구, 경남, 부산 권역 주요 지점에서 3차에 걸쳐 남세균이 공기 중에 확산하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낙동강네트워크는 "녹조 최대 번성기에 조사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높은 농도가 검출될 가능성이 크다"며 "낙동강 유해 남세균 에어로졸 조사는 공기 중 유해 남세균을 포집하고, 그 남세균 속에서 발암물질이자 간 독성, 생식 독성을 일으키는 마이크로시스틴과 뇌 질환 원인 물질(BMAA)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환경공학 전문가 자문과 장비를 대여해서 진행했고 분석은 부경대와 경북대에서 맡았다.
이들은 "조사결과 낙동강 공기 중에 검출된 마이크로시스틴은 2015년 미국 뉴햄프셔주 강에서 검출된 양의 최대 523배에 달한다"며 "공기 중 남세균은 낙동강에서 1.1㎞ 떨어진 아파트 단지에서 검출됐으며 남세균 에어로졸은 최대 1.5km까지 확산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남세균이 만들어내는 독성물질 마이크로시스틴은 암과 간 질환, 신경계 질환 등을 일으키는 위해 물질이다.
환경단체들은 "실제 남세균이 만드는 독소는 남세균보다 더 멀리 확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 범위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미국 등에서는 에어로졸을 타고 전파된 남세균과 남세균이 생성하는 독소가 사람 콧속과 기도, 폐에서 검출됐다.
그에 따라 급성 독성 피해가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흡입 독성은 피부 독성, 경구 독성보다 더 강한 위해성을 보인다"며 "공기 중으로 확산하는 남세균은 토양에 떨어져서도 살아남기 때문에 농작물 등에 2차 피해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유해 남세균 에어로졸이 낙동강 전 지역에 걸쳐 우리 국민에게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며 "정부는 낙동강 보 수문개방과 자연성 회복 등 녹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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