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리뷰를 남기는 조건으로 무료로 제품을 받는 '리뷰 이벤트'로 물회를 서비스로 제공했다가 고객과 갈등을 겪었다는 자영업자의 사연이 온라인 상에 공개됐다.
지난 18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리뷰 이벤트 음식 주고 욕먹기는 처음이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남긴 A씨는 "서비스 주고 욕먹는 건 처음"이라며 고객이 남긴 리뷰와 자신이 남긴 답변을 갈무리해 올렸다.
이 글에 따르면 A씨의 가게에서는 리뷰 이벤트로 '맛보기 물회'를 제공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16일 이벤트를 신청한 고객이 "물회 육수가 사진에서 보는 것보다 적은 것 같다"고 항의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A씨는 항의 전화를 받고 "항상 육수를 붓는 이모가 그날도 육수를 부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다른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양과 똑같다"고 고객에게 설명했다.
그러나 고객은 "사진과 다르다. 다른 사람이 먹던 거 줬냐"고 따졌다. 황당한 A씨가 "사진으로 어떻게 판단하냐"고 하자 손님은 막무가내식으로 "다르다"고 우기며 "사과부터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화를 냈다. 이에 A씨는 "뭘 잘못한 게 있어야 사과하는 거 아니냐. (육수 양이) 똑같이 들어간 게 맞다. 그냥 리뷰 작성 안 하셔도 된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으려 했다.
하지만 고객은 리뷰를 작성하겠다면서 "가게 꼭 망했으면 좋겠다"고 악담을 퍼부은 뒤 전화를 끊었다.
이후 올라온 리뷰에서 이 고객은 다 먹은 물회 사진과 함께 "물회가 누가 먹다 버린 것처럼 육수도 없이 왔다"며 "도저히 아닌 것 같아서 (가게에) 전화하자 말도 안 되는 핑계만 대더니 '그래서 사과할까요?' 이러시네요. 저도 배워야 할 것 같은 사장님의 정말 좋은 대응 잘 봤다"라며 비아냥거렸다.
이어 이 고객은 "아무리 리뷰 이벤트라지만 거저먹으면서도 '더러워도 X드세요'라는 식이다"라며 "신경 써서 육수 더 준 거라고 하셨는데 건더기만 먹었는데도 저렇게 많은 육수가 남았다"고 빈정댔다. 이 고객은 "한두 번 먹던 집도 아니고 저번에도 실수하신 거 그냥 넘어갔는데, 거지 취급 감사하다. 덕분에 거지처럼 맛있게 먹었다. 앞으로도 꼭 그런 친절한 마인드로 장사해라"라고 비꼬았다.
A씨는 답글에서 "저번에 리뷰 이벤트 음식 안 왔다고 하셔서 고기를 좀 더 넣었지, 육수를 더 넣었다고 안 했다"면서 "1년 넘게 일하신 이모가 항상 육수를 붓는데, 다른 손님과 양이 같다고 몇 번을 말해도 사진이랑 육수 양이 다르다고 하시면 저희가 어떻게 하냐. 오히려 고기도 더 넣었다"고 답답해했다.
그는 "아무리 우리가 을이지만 이건 아니지 않냐. 저희가 죄인이냐. 잘못한 게 있어야 사과한다"며 "서비스로 드렸으면 감사하다고 해야 하는 거 아니냐. 물회 용기, 소스, 야채, 생선 등 다 땅 파서 나오냐. 물회 소스 만드는 시간만 이틀 걸린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갑질도 상식선에서 하셔야 받아들이죠. 손님도 자영업자라고 하셨는데 이럴 수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답답해했다.
A씨는 사연을 전하면서 "리뷰 이벤트 10번 나가면 실제로 리뷰가 3개 정도 달리지만, 물회가 맛있다고 다들 이벤트를 좋아하시니까 계속하고 있는데 (이런 손님 때문에) 고민된다"고 하소연했다.
글을 본 다른 자영업자들은 "리뷰 이벤트 없애면 리뷰가 줄어들지만 정신건강을 위해 없앴다", "이래서 리뷰이벤트 안 하는 게 마음 편하다", "더 줘도 난리다", "호의가 권리인 줄 안다", "다 먹은 걸 보니 맛있긴 했나 보다"는 등 반응을 보였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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