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 전경 사진. AP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스톡홀름(스웨덴)=박소현 기자]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2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0.5%포인트 인상에 나섰다. 지난 8월 7년 만에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지 한 달 만이다.
스위스 중앙은행과 노르웨이 중앙은행도 같은 날 기준금리를 각각 0.75%포인트, 0.5%포인트 인상하기로 단행하는 등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 21일 기준금리를 3번 연속 0.75%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자 유럽도 줄줄이 금리인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긴축 통화정책 기조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영국, 7연속 금리인상 단행
BOE는 이날 통화정책위원회(MPC)를 열어 기준 금리를 1.75%에서 2.25%로 0.5%포인트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BOE는 지난해 12월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중 가장 먼저 금리 인상에 나섰고 이번까지 7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현재 영국 기준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인 지난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BOE가 두 번 연속 빅스텝에 나선 배경으로는 영국 파운드화 하락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꼽힌다. 지난 16일 기준 달러·파운드 환율은 전날보다 1% 떨어진 1.1351달러까지 낮아졌다. 이는 37년만의 최저치다. 영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 올랐다. 지난 7월 CPI 상승률인 10.1%보다 0.2%포인트 감소하는데 그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년 주요 7개국(G7) 중 영국이 경제성장률은 가장 낮고 물가상승률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 전망한 이유기도 하다.
다만 이번 인상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를 인상할 것이란 시장 전망치는 밑돌았다. BOE 정책위원 9명 중 5명이 0.5%포인트 인상에 동의했고, 3명이 0.75%포인트 인상, 나머지 1명이 0.25%포인트 인상 의견을 냈다.
BOE는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10월 11% 수준에서 정점을 찍고 내려올 것으로 보고 있다.
■非유로 스위스·노르웨이도 금리인상 대열
스위스 국립은행(SNB)도 인플레이션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같은 날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스위스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 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서 마이너스 금리(-0.25%)상태였던 기준금리는 0.5%까지 올라간다. 변경된 기준금리는 23일부터 적용된다.
SNB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통화 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정책금리를 0.5%로 인상한다"면서 "SNB는 적절한 통화조건을 제공하기 위해 필요에 따라 외환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스위스는 영국,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물가 상승률이 낮았다. SNB가 밝힌 지난달 스위스 인플레이션도 3.5%로, 올해 연평균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3%다. 하지만 스위스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의한 에너지, 식품 등의 물가 상승을 피할 수 없었다. 이와 관련, SNB는 "인플레이션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장기적으로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SNB 정책금리의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향후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도 언급했다.
노르웨이 중앙은행 노르제스도 이날 기준금리를 0.5%p 인상, 2.25%까지 올렸다. 이는 2011년 이후 최고치이며, 오는 11월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은행 측은 덧붙였다.
이미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8일 기준금리를 0.5%에서 1.25%로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고 스웨덴도 지난 20일 시장 예상을 뛰어넘고 기준금리를 1.0%포인트 인상하는 '울트라 스텝'을 밟았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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