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소속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하는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마련된 국교위 사무실 앞에 위원회 명패가 걸려있다. 국교위는 이날 오후 출범식을 열고 업무를 시작한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가 중장기 교육정책의 방향을 수립할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가 우려곡절 끝에 돛을 올렸다. 지난 7월 21일 '국교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지 두달여만에 이뤄진 지각 출범이다. 국교위는 백년대계인 교육 정책을 설계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나 위원들 상당수가 정치색이 짙어 이념 대립에 치우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배용 전 총장 정치 '편향성' 논란
27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국교위는 교원 단체 추천 몫 2명을 제외한 채 19명의 위원으로 공식 출범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교사노동조합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3개 단체가 교원 관련 단체 추천자 2명을 정하지 못해 '미완의 출범을 하게 된 것이다.
원칙적으로 국교위는 위원장 1명과 상임위원 2명을 포함해 21명으로 구성된다. 대통령이 5명을 지명하고 국회 9명, 관련 기관 3명, 교원 관련 단체 2명을 추천한다..
대통령 추천인 위원장에는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이 지명됐으나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 전 총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참여해 도마 위에 오른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이 전 총장은 보수 성향이 짙어 국가 교육정책을 설계하기에 부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들은 지난 23일 '무능과 불공정의 화신 이배용에 대한 국교위원장 지명을 철회하라'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이 전 총장만이 아니다. 국민의힘 추천 상임위원인 김태준 전 동덕여대 부총장은 2015년 재·보궐선거와 2016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 후보로 공천 신청했다. 더불어민주당 추천 상임위원인 정대화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2007년 민주당 전신인 대통합민주신당 대표 비서실장을 지냈다.
이외에도 다수 위원들이 정치권과 적지 않은 관련성을 갖고 있다. 당초 국교위 위원 21명 가운데 14명을 정치권에서 추천한다는 점은 국교위가 편향성 논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한계를 낳을 수밖에 없다.
국교위 위원 구성과 관련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첫 단추부터 잘못 끼어진 느낌을 피할 수 없다"면서 "자신을 파견한 집단으로부터의 구속성을 넘어서서 보수와 진보, 여야, 좌우의 경계를 넘어 개방적 자세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산도 인력도 부족…시작부터 '삐꺽'
국교위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심의·의결과 2028학년도 대입 개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등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배치된 인원은 31명, 예산은 88억 9100만원에 불과해 대통령 직속 합의제 행정위원회로서 역할을 하기 어려울 거라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이재곤 한국교원단체총연합 정책본부장은 "국교위가 독립된 기관으로서 제대로 된 집행 능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교육부의 하부기관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라며 "현재 국장급인 사무처장을 실장급으로 올려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연구위원은 "규모나 예산이 지나치게 적어 어떤 형태로든 보강이 필요하다"라며 "예산은 국회에서 심의할 때 증액해야 하고 인원은 타부처로 부터 파견을 많이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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