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규제지역 해제 현황 /그래픽=정기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수도권 5개 지역에 대해서만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하자 대상에서 제외된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조정대상지역에서 벗어난 파주, 평택 등 보다 김포, 의정부시 집값 하락세가 더 가파르다는 이유다. 국토교통부는 규제지역 해제 과정에서 주택 매매가격 하락폭만을 고려하진 않고 다른 정성적인 요건도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김포·의정부, 조정대상지역 유지에 반발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개업소에 매물 안내문이 걸려있다. /뉴스1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를 열어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조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수도권에서 파주와 평택, 안성, 동두천, 양주 등 5개시(市)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했지만 김포시를 비롯 의정부시, 오산시 등 28곳은 조정대상지역 해제에서 제외시켰다.
이에 따라 조정대상지역 해제에서 제외된 지역은 불만을 터트렸다. 김포검단시민연대는 지난 26일 성명서를 통해 "김포는 접경지역이 아닌가. 인천 및 수도권 다른 곳의 부동산은 하락하고 있지만 김포는 상승하는 것인가"라며 반문한 뒤 "김포는 수도권에서 주택가격이 가장 낮은 지역 중 하나이며 규제가 해제된 수도권의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부동산 실거래가 지수와 거래량이 더 낮은 도시"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주택 매매가격 하락폭을 근거로 ‘집값이 더 떨어지는 지역이 주정심에서 제외됐다’고 주장했다.
한국부동산원 ‘종합주택(아파트·단독·연립 등) 유형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파주시는 올들어 상승하다 처음 지난 8월(-0.31%) 감소했다. 평택시도 8월(-0.30%) 처음 꺾였다. 안성시 역시 8월(-0.08%) 첫 하락을 기록했다. 양주시는 올들어 5월(-0.05%)부터 8월까지 연속 하락해 누적 1.32%가 떨어졌다. 동두천시는 4월(-0.03%)부터 8월까지 하락해 누적 0.38% 감소했다.
반면 김포시는 올해 상승을 거듭하다 5월(-0.03%), 6월(-0.13%), 7월(-0.21%), 8월(-0.46%)까지 4개월 연속 하락해 누적 0.83%가 감소했다. 의정부시는 올해 1~8월 계속 하락해 누적 0.92%가 떨어졌다. 김포시 A공인중개사는 “집값 하락만 놓고 볼 때 규제지역 해제에서 제외된 김포시가 더 가팔라 주민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국토부 “정성요건 고려해야” 해명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이와 관련 국토부는 단순히 주택 매매가격 하락세만을 규제지역 해제 기준으로 두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규제지역 해제 요건은 정량요건과 정성요건으로 나뉜다. 정량요건은 최근 3개월 주택가격 상승률이 시·도별 물가상승률 대비 현저히 낮은 지역 등이다. 정성요건은 시장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주택에 대한 투기 우려가 없는 지역 등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량요건 보다 개발호재, 절대적인 가격 수준, 선호도 등을 고려한 정성요건이 더 중요하다”며 “법령상 정량요건만 따지면 현재 물가상승률이 높아 전국을 다 해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부동산 규제지역이 해제되지 않은 수도권 지역과 관련 "김포와 의정부는 서울과 직인접해 있다는 사항을, 다른 인근 시나 지역은 임박한 공급물량을 감안해 종합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정대상지역 해제는 (주택)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한 게 아니다"라며 "해지했을 경우 예상되는 예정된 공급 물량이라든지 여러가지 추세를 볼 때 시장 안정에 대한 불안 요인이 관리 폭 내에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가급적 풀었고, 지켜봐야 할 경우엔 보류했다"고 설명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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