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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가 쏜 지구방어 위성, 1천만㎞ 밖 소행성에 정확하게 '쾅' [영화 '아마겟돈' 현실로]

NASA 지구방어 실험 성공
영화처럼 핵탄두 활용은 위험
안전성 고려 운동충격체 발사
소행성 '디모르포스' 요격 확인
인류 최초 천체 궤도 수정 눈앞

美가 쏜 지구방어 위성, 1천만㎞ 밖 소행성에 정확하게 '쾅' [영화 '아마겟돈' 현실로]
미국의 '쌍(雙) 소행성 궤도수정 실험' 우주선이 26일(현지시간) 지구로부터 약 1120만㎞ 떨어진 심우주에서 목표 소행성 '디모르포스'와 충돌하기 직전 실시간으로 전송한 동영상의 캡처. 연합뉴스
美가 쏜 지구방어 위성, 1천만㎞ 밖 소행성에 정확하게 '쾅' [영화 '아마겟돈' 현실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지구로 다가오는 소행성의 궤도를 인위적으로 바꿀 수 있는지 시험하려고 쏘아올린 위성이 26일(현지시간) 목표 소행성에 정확히 충돌했다. 다트가 실제로 소행성 궤도를 바꾼다면 인류가 역사상 최초로 지구 밖 천체 궤도를 바꾼 셈이며 소행성 방어가 현실로 가능해진다.

나사에 따르면 나사의 '쌍(雙)소행성 궤도수정 실험(DART·다트)' 우주선은 한국시간으로 27일 오전 8시14분 지구에서 약 1120만㎞ 떨어진 심우주에 떠돌고 있는 소행성 '디모르포스'에 정확히 충돌했다.

다트는 발사 무게 620㎏에 가로 1.8m, 세로 1.9m, 높이 2.6m의 음료수 자판기 크기 우주선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연구팀과 나사가 공동개발했으며 지난 11일 이탈리아에서 만든 관측용 '리시아큐브' 위성이 분리되면서 충돌 당시 무게는 570㎏이었다. 연구팀은 지난해 11월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다트를 실어 쏘아 올렸다. 이번 실험에는 3억800만달러(약 4290억원)가 투입됐다.

디모르포스는 지름 약 160m의 축구장 크기 소행성으로 다른 소행성인 디디모스(지름 780m) 주위를 11시간55분 주기로 돌고 있다. 나사는 충돌 1시간 전부터 유튜브 등을 통해 다트가 충돌하기 직전까지 관련 이미지를 생중계했다. 다트는 시속 2만2530㎞(초속 6.25㎞) 속도로 소행성에 부딪혔다. 충돌 이후 상황은 다트를 뒤따르던 리시아큐브가 촬영했지만 대형 안테나가 없어 고해상도 사진을 보려면 최소 몇 주는 기다려야 한다.

이번 실험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진행된 소행성 충돌실험이다. 디모르포스의 궤도가 다트의 충격으로 바뀌었는지는 앞으로 몇 주에 걸쳐 지상 및 우주 망원경으로 관측해야 확인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충격 이후 디모르포스가 디디모스 주위를 도는 속도가 약 1% 느려지고, 공전주기가 몇 분 정도 단축된다고 예측했다. 실제로 디모르포스의 궤도가 바뀌었다면 인류가 최초로 우주 밖 천체의 궤도를 인위적으로 바꾼 것이다.

지구 주변을 배회하는 소행성들은 만에 하나 지구에 충돌할 경우 인류 문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약 6600만년 전 멕시코 유카탄반도에 충돌해 공룡을 멸종시킨 것으로 추정되는 소행성의 지름은 12㎞였다.
나사 등은 지구 주변에서 지름 1㎞ 이상의 소행성 약 95%를 파악, 궤도를 감시하고 있지만 1㎞ 이하의 작은 소행성은 소재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다트 프로젝트는 이처럼 감시망 밖에서 갑자기 접근하는 소행성을 지구에서 방어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추진되었다. 현재 나사는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의 충돌을 방어하기 위해 무게 8t 규모의 충돌 전용우주선인 '해머'를 개발하고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