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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IFC 인수 보증금 2000억에 향하는 눈

[fn마켓워치]IFC 인수 보증금 2000억에 향하는 눈
사진=나이스신용평가
[fn마켓워치]IFC 인수 보증금 2000억에 향하는 눈

[파이낸셜뉴스]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매입협상 결렬에 2000억원 규모 인수 보증금의 향방이 주목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행보증금을 반환받기 위해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SIAC)에 제소했다. 이에 캐나다 브룩필드자산운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계약 의무 불이행이 원인이라며 맞서고 있는 상태다.

■미래에셋 Vs 브룩필드 주장 엇갈려
브룩필드자산운용은 28일 “매각 협약은 미래에셋 측의 계약상 의무 불이행 때문에 해지됐다”라며 “브룩필드가 실행하려 했던 역내 거래(on-shore transaction)는 브룩필드가 2016년 IFC를 인수한 이래 창출한 가치에 따라 한국 과세 당국에 상당한 세수를 제공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IFC 매도자인 브룩필드자산운용과 양해각서(MOU)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IFC의 매입을 위해 설립한 리츠(부동산투자회사)의 영업인가를 전제로, 우선협상기간까지 영업인가를 받지 못할 경우 보증금 전액을 반환받는 조건이 있다고 주장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8월 IFC 매입을 위한 ‘세이지리츠’를 설립했으나 영업인가를 받지 못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리츠 영업인가를 받지 못한 뒤 대안 거래 구조를 제안했지만, 브룩필드자산운용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주장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비롯한 국내외 투자자들은 입찰초기부터 매도인이 IFC 매각차익에 따른 세금을 한국 과세당국에 납부해야 하는 역내거래 조건을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입찰 당시 최종적으로 역내거래에 합의했던 브룩필드자산운용은 리츠 영업인가 승인을 받지 못한 것을 계기로 역외거래를 시도하고자 입장을 바꿨다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주장했다.

이와 관련 브룩필드자산운용은 "한국 과세 당국에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역외 거래를 주장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IFC 매각과 관련 세금 문제가 중요 사안으로 떠오른 것은 브룩필드가 싱가포르에 있는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IFC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거래는 해외법인인 SPC의 지분을 넘기는 구조로 해외 사모펀드가 역외 법인을 이용해 소유한 국내 자산을 거래할 때는 역외 거래가 돼 국내 과세 당국에 매각 차익에 따른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싱가포르 과세당국에 내는 세금은 자산 종류와 펀드의 관여도에 따라 세율이 달라진다.

반면 역내 거래로 진행할 경우 국내 과세당국에 세금을 내야 한다. 이번 IFC 매각 대금이 4조1000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한국 과세당국에 내야 할 세금은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맵스일반사모투자신탁67호' 펀드 설정을 통해 브룩필드자산운용에 이행보증금 2000억원을 납부했다.

이 펀드는 미래에셋증권 1500억원, 미래에셋캐피탈 350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 150억원 규모로 출자가 이뤄졌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인수자금 및 부대비용 4조3000억원 중 2조원을 인수금융으로, 나머지 2조3000억원을 주주대출 및 지분투자로 마련할 계획였다.

IB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그룹과 브룩필드자산운용은 달러원 환율 1200원 초반에 거래 계약을 체결했는데, 달러원 환율은 28일 1443원으로 급등했다"며 "원화로 대금을 받는 브룩필드자산운용 입장에선 당초 예상 및 기대보다 거래대금을 적게받는 것처럼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 무산 자체는 신용도 영향 적어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 IFC 인수 무산과 관련 미래에셋금융그룹 계열사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다만 금융회사의 대체투자 관련 리스크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미래에셋금융그룹이 IFC 인수 본입찰에 참여한 2022년 2월 당시 국고채(3년물) 금리는 0.9~1.0% 수준이었으나, 9월 현재 4.5%를 돌파했다. 금리상승은 자산가치에 할인율로 작용하는 자본비용 증가로
연결돼 국내외 부동산·특별자산 등 대체자산을 포함한 전반적 자산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PE, 리츠, 인프라, 헤지펀드 등 글로벌 대체투자 지수는 연초가 대비 4~33% 하락한 수준이며 부동산 중심의 리츠 지수 하락률은 25.7%에 이른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IFC인수 우선협상자 선정 이후 캡레이트를 4%대로 예상하였으나, 이후 시중금리가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조달비용 및 투자자 요구수익률 상승으로 자금조달에 차질을 겪었다"고 강조했다.

2022년 6월 말 미래에셋증권의 부동산 익스포져(우발부채, 대출채권, 펀드, 리츠 등)는 5.5조원으로 자기자본의 60% 수준이다. 국내 1위의 자기자본 규모에 힘입어 업계 평균(68.8%) 대비 낮으나, 절대 규모로는 NICE신용평가가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는 25개 증권사 중 2위다. 판교 알파돔(6117억원), 하와이 하얏트호텔(5871억원) 등 1000억원 이상의 거액 투자건도 2.6조원으로 전체 부동산 익스포져의 47.9%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부동산 PF(7085억원) 이외 수익증권과 투자신탁 등의 형태로 약 3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관련 대체투자 익스포져(위험노출액)를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상해 푸동빌딩(2668억원), 홍천 블루마운틴골프장(1204억), 호주 포시즌호텔(922억원), 광화문 포시즌호텔(1948억원) 등 국내외 대체자산에 대한 고유재산투자규모가 9201억원이다. 2022년 6월 말 자기자본의 38.5%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