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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워" 이웃집 여성 무차별 때린 남성들…"여자인 줄 몰랐다"

"시끄러워" 이웃집 여성 무차별 때린 남성들…"여자인 줄 몰랐다"
20대 남성 2명이 이웃집 여성을 폭행하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MBC 갈무리)


"시끄러워" 이웃집 여성 무차별 때린 남성들…"여자인 줄 몰랐다"
한 남성은 폭행 장면을 가리려는 듯 CCTV 앞에 두 팔을 들어올렸다. (MBC 갈무리)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인천의 한 오피스텔에서 20대 남성 2명이 소음 시비로 이웃집 여성을 폭행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달 29일 인천 중부경찰서는 이웃집 여성을 폭행한 20대 남성 2명을 상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남성들은 이달 1일 오전 1시42분쯤 인천 중구 한 오피스텔에서 이웃집에 사는 30대 여성 A씨를 마구 폭행했다. 이들은 A씨가 새벽 시간대 오피스텔 복도에서 소음을 냈다는 이유로 폭행을 저질렀다.

MBC가 공개한 사건 당시 오피스텔 복도 CCTV(내부영상망)에 따르면, A씨는 집 앞 복도에 쌓인 택배를 정리했다. 이때 남성들은 두어 차례 문을 빼꼼 열고 A씨가 택배 정리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몇 분 뒤 남성들이 잇따라 나와 A씨에게 무언가 말을 했고, 이 말을 들은 A씨는 택배를 바닥에 던졌다.

그러자 흰색 반소매 셔츠를 입은 남성이 주먹으로 A씨를 때리기 시작했다. 그는 A씨를 벽에 밀치고 바닥에 주저앉히며 수차례 폭행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방어하듯 팔을 허우적거리기도 했다.

이때 검은색 반소매 셔츠를 입은 남성 일행은 CCTV 카메라를 향해 두 팔을 벌려 폭행 모습을 가리는 행동을 했다. 이어 폭행에 가담한 이 남성은 기력을 잃고 바닥에 널브러진 A씨를 떼어냈다.

이후 흰색 티셔츠의 남성은 "취객이 행패 부린다. 친구가 행패자와 대치 중"이라며 직접 경찰에 신고했다. 구급대에 실려간 A씨는 머리와 목, 척추 등을 다쳐 전치 6주 판정을 받았다.

사설 보안업체 직원으로 알려진 가해 남성들은 "여자인 줄 몰랐다"며 폭행 과정에서 A씨도 자신들을 때렸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들의 주장에 따라 A씨도 쌍방 폭행 혐의로 입건했고, 피해자 조사를 마친 뒤 A씨의 정당방위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한편 A씨 아버지는 "CCTV 영상을 보고 쌍방(폭행)이라고 분석했다면 눈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폭행 사건 이후 겁에 질린 A씨는 약 한 달째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으며, 가해 남성들은 여전히 해당 오피스텔에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