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연이은 차질에 직면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군 관계자들과의 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성급한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국적의 전 BBC 기자이자 독립 언론인인 파리다 루스타모바는 지난 몇 주간 러시아의 공무원, 의회 관계자, 공기업 및 사기업 임원 등 총 15명의 소식통과 현 상황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내부 소식통들의 정확한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 중 과반이 상급 관리자 이상의 직책에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소식통은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개전 이래 최대 패배를 겪은 이후 러시아 내부의 상황이 극적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의 공세 전환으로 인해 크렘린궁이 예비군 동원령을 발표하고 성급하게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4개 지역(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에 대한 병합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고 전했다.
크렘린궁과 가까운 한 소식통은 패배라는 선택지를 받아들일 수 없는 푸틴이 상황을 급히 반전시키기 위해 이와 같은 선택을 했다고 설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대다수의 내부 소식통들은 이미 러시아가 동원령을 내릴 것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그 계획이 구체적으로 조정되지 않으며 혼란을 불렀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계획을 제대로 공유하지 않고, 성급하게 자신의 계획을 진행해 각계의 불만을 산 것이다. 한 정부 소식통은 “그 누구도 무언가를 설명하지 않았다”는 불만을 전했다. 정부와 가까운 또 다른 소식통은 “공조와 협조라는 것을 찾아볼 수 없다. 푸틴은 모든 사람에게 다른 것들을 말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이 경제 뿐 아니라 전쟁에도 적용된다고 말하며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린 하르키우에선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정치인도 군인들도 모른다”고 비판했다.
또 내부 소식통들은 러시아 정부의 고위 직책자 중 누구도 푸틴 대통령에게 전쟁을 멈춰야 한다는 의견을 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번 전쟁에 대한 러시아 지배층의 진심 어린 지지는 거의 없다”고 했다. 다만 스스로 사임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국외로 가는 편도 비행편을 구할 수 있겠지만 그다음은 무엇인가.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할 수 있나. 1만 달러(약 1441만원) 이상은 들고 나가지도 못한다”고 답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내부 소식통 중 전쟁을 찬성하는 인물들과 반대하는 인물들 모두 전쟁의 구체적인 최종 목표를 가늠하거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다만 한 고위 관료는 “승전해야만 한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것만이 가능한 선택지이다.
우리는 그것(승전)을 현실화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해야하고, 지금 당장 해야 한다. 기차는 달리고 있고 우리는 그 기차에 탑승해 있다”라고 전했다. 러시아가 패배할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질문에 소식통은 그러한 결과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시나리오라고 답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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