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540억 ABCP '디폴트' 가능성..천안시 부담 늘수도
충주·음성·안동·완주·진주 등 리스크 확산 가능성
레고랜드의 대표 마스코트인 에이미와 마이크. /사진=레고랜드
[사진자료 5] 레고랜드 호텔 닌자고 테마 객실에서 포즈를 취하는 레고랜드 마스코트 에이미와 마이크
[파이낸셜뉴스] 강원도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상환 불이행 리스크가 다른 지방자치단체로 전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리스크를 우려해 증권사가 ABCP 인수를 꺼리고 있어서다. 국가 신용등급에 준하는 것으로 평가됐던 지자체의 신용도를 흔드는 사건이 될 전망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일 540억원 규모 ABCP '비아이티리치'가 발행되는데 증권사 중에선 인수자가 없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김진태 강원지사가 "금융권은 전혀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강원도의 상환 불이행 리스크가 시장을 강타한 영향이다.
강원도가 레고랜드 테마파크 기반 조성을 맡은 중도개발공사(GJC)가 레고랜드 건설 자금 조달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인 아이원제일차는 9월 28일 2050억원 규모의 ABCP를 상환하지 않아 최종 부도처리됐다. 해당 사업의 PF 대출에 신용보강을 해준 강원도가 사실상 채무 변제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강원도는 이달 말 춘천지방법원에 GJC에 대한 회생절차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비아이티리치'는 천안 BIT 일반산단 프로젝트 파이낸싱 론 유동화 목적으로, 천안시가 매출채권 매입확약을 했다. 이 대출약정에 따르면 천안시는 대출만기일 또는 기한의 이익이 상실되는 경우 즉시 SPC 대출채권 전부를 매입하고 대출원리금 상당액의 매매대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
또 다른 지자체가 신용을 보강한 ABCP도 리스크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 IB업계에선 충주, 음성, 안동, 완주, 진주 등 지역에서 프로젝트들을 꼽았다.
한국신용평가는 “지자체의 신용도는 국가 신용등급에 준하는 것으로 판단해왔지만 이번 사태는 이런 판단근거를 훼손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지방공기업은 지자체의 신용도와도 연계돼 지방공기업의 신용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자체가 신용보강한 유동화증권은 투자 기피로 인해 차환발행이 여의치 않을 수 있어 주관사와 지자체가 대응책을 적기에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강원도의 행보로 다른 PF론(Loan) 유동화의 조달금리, 차환 등 조달환경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강원도가 법원에 신청할 회생절차가 승인이 날지도 의문인 상황이다. 사전회생계획안(P플랜)이 통과될려면 채권자의 50% 이상이 동의해야 하는데 현재 ABCP 채권단으로선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회생안을 통해 기존 토지계약을 취소하는 것은 기존 채권단으로선 배임에 해당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레고랜드 토지는 담보신탁이 설정돼 있는데, 신탁업자는 KB부동산신탁이다. 채권단으로선 회생절차에 들어가기 전에 토지를 공매, 투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와 채권자간 협약에는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할 경우 2종수익권자인 ABCP의 동의가 없으면 토지를 공매 할 수 없고, 2종수익권자의 동의만으로도 토지를 공매 할 수 있는 것으로 안다, 회생절차가 의미 없는 배경"이라며 "토지 공매로도 부족한 투자금 회수는 강원도의 재산을 가압류, 강제처분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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