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기술은 민간에 넘기고
정부, 10년간 2조1천억 투입
"2032년 1.5t급 달 착륙선 발사
최초 설계부터 기업 공동참여"
정부가 누리호 제작과 발사 기술은 민간기업에 넘기고, 앞으로는 달까지 갈 수 있는 우주발사체 개발에 10년간 2조1000억원을 투입한다. 새로 개발되는 발사체는 2030~2032년 매년 한차례씩 총 3차례 발사할 계획이다.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7일 제43회 우주개발 진흥실무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차세대 발사체 개발계획' 변경안을 보고해 심의·확정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변경안의 주요 내용은 누리호보다 성능이 대폭 향상된 발사체를 개발하는 것과 이 발사체를 2030~2032년 총 3차례 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달 착륙선 발사체 2032년 발사
과기정통부는 차세대 발사체를 이용해 현재 1.5t급으로 계획 중인 달 착륙선을 2032년 발사할 예정이다. 누리호가 1.5t 실용급 인공위성을 지구저궤도인 고도 600~800㎞ 상공에 투입할 수 있다면 차세대 발사체는 1.8t의 우주선을 달까지, 1t의 우주선을 화성까지 보낼 수 있다.
발사체에 싣는 인공위성이나 우주선의 무게를 늘리기 위해서는 엔진 성능 업그레이드가 필수다. 누리호는 총 3단으로 이뤄졌지만 새 발사체는 2단으로 개발된다. 누리호의 1단이 75t급 엔진 4개를 묶어 만들었다면 차세대 발사체의 1단은 100t급 다단연소사이클 엔진 5개를 묶어 만든다. 또 2단은 여러 번 점화가 가능한 10t급 엔진 2개를 묶는다. 특히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처럼 여러 번 재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이와 함께 차세대 발사체에 추가할 수 있는 다양한 부스터를 개발한다.
2단 위에 추가로 장착하는 3단을 개발하고, 발사체 옆에 장착할 수 있는 고체 부스터 개발도 추진한다. 다양한 부스터를 장착하게 되면 우주로 수송할 수 있는 무게를 더욱 늘릴 수 있다. 발사체 개발계획안에 따르면 기본형의 페어링에 3단을 추가할 경우 달까지 보낼 수 있는 수송량이 1.8t에서 2.7t까지 늘어난다. 또 1단 옆에 고체 부스터를 장착하면 달까지 최대 3.8t을 실어 나를 수 있게 된다.
■차세대 발사체 3회 발사로 변경
당초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은 2023~2031년 9년간 총 1조9330억원을 투자하는 안으로, 현재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번 실무위원회에서 확정한 계획안은 1년을 더 추가해 2032년까지 총 10년간 2조1311억원을 투입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변경된 내용 중 핵심은 차세대 발사체 발사를 2회에서 3회로 늘린 것이다. 달 착륙선을 실은 차세대 발사체 본발사를 별도사업으로 진행하는 것보다 함께 포함시키는 것이 맞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가 연구개발 예타심사를 맡고 있는 과기정통부 혁신본부에 따르면 현재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에 대한 예타가 진행 중이며, 11월 말에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혁신본부에서 현재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새로 변경된 계획안을 이번주 중으로 예타심사에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변경된 계획안이 제출될 경우 재검토가 필요해 예타심사 결과 발표가 12월이나 내년 1월에 나올 수도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은 누리호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중심으로 개발한 것과 달리 체계 종합기업이 최초 설계부터 공동 참여하도록 했다"며 "발사체 설계역량을 갖춘 기업을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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