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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우크라 미사일 공격은 자존심 상처와 내부 비판 때문”

“푸틴의 우크라 미사일 공격은 자존심 상처와 내부 비판 때문”
러시아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주재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EPA/GAVRIIL GRIGOROV/SPUTNIK/KREMLIN POOL MANDATORY CREDIT
[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12개 주요 도시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것과 러시아 군 내부 강경파에서 비판이 나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가디언지는 10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대규모 공습의 배경을 두고 △국내 군 비판세력, △러시아가 침공에서 실패하고 있다는 사실, △크림대교 폭발 후 상처받은 자존심에 대한 ‘절박한 답변’이라고 풀이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선임 연구원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는 "지금 푸틴이 하는 것은 사소한 복수"라며 "개인적 복수도 있다"고 말했다.

보다 적극적인 공격을 요구하는 러시아 내 강경파 목소리가 커진 것만 아니라 푸틴 대통령의 개인적인 분노가 더해져 우크라이나 대규모 공격 지시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최근 러시아군 수뇌부를 비판했던 람잔 카디로프 체첸 공화국 수장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우리는 러시아가 아직 제대로 시작도 안했다고 경고했다"라며 "이제 전쟁 진행에 100% 만족한다"고 말했다.

“푸틴의 우크라 미사일 공격은 자존심 상처와 내부 비판 때문”
키이우에 가해진 미사일 공격으로 불탄 자동차들 (AP Photo/Efrem Lukatsky)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주재하고 크림대교 폭발의 배후로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을 겨냥하면서 "이런 종류의 범죄에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크림대교는 러시아의 자존심을 상징하며, 크림반도가 푸틴 대통령의 통제 하에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그러나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크림대교 폭발이 푸틴 대통령을 ‘도발’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크림대교 사건 전에도 우크라이나에 계속 미사일 공격을 했다"며 "푸틴은 전투 패배로 절박한 상황이며 전황을 유리하게 바꾸려고 미사일 공포를 사용한다"고 반박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공격이 국방부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고 주장했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새로운 합동군 총사령관 세르게이 수로비킨의 첫 번째 결정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수로비킨 사령관은 전쟁에 대해 강경하고 비(非)정통적 접근법을 가지고 있어 “아마겟돈 장군”으로도 불리는 인물이다.

수로비킨 사령관과 함께 일했던 전 국방부 관계자는 가디언지에 "오늘 키이우에서 벌어진 일이 놀랍지 않았다. 그는 매우 무자비하고 사람 목숨을 신경 쓰지 않는다"며 "그의 손이 우크라이나인의 피로 뒤덮일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이날 공습으로 얻은 강경파들의 호평은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과 같은 대규모 미사일 공격이 러시아 영토 공격 시에 대한 대응으로 남겨둘 것이라고 말했는데 강경파들은 전면전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 평론가 세르게이 마르코프는 “러시아 여론은 대규모 공격과 우크라이나 군이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인프라 완전파괴를 원한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가디언은 전쟁과 관한 러시아의 내부 의사결정 과정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콜레스니코프 선임 연구원은 "푸틴 대통령으로선 매파와 극보수파의 불만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나는 그들의 영향력을 과장하진 않을 것"이라며 "푸틴 자신이 가장 매파적이고 극보수적인 인물"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에서 나오는 한 가지 이론은 푸틴 대통령이 악명 높은 새로운 군사령관을 임명함으로써 전쟁에서 국방부의 성과에 대한 분노를 줄이려고 한다는 것이다.

수로비킨 사령관과 2020년까지 함께 일했던 전 공군 중위인 글렙 이리소프는 "수로비킨은 강경파들을 선호하고 와그너 용병회사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며 "그러나 그가 매우 잔인한 동시에 유능한 사령관이지만 모든 문제를 풀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