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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원전업체 웨스팅하우스, 79억달러에 매각

[파이낸셜뉴스]
미 원전업체 웨스팅하우스, 79억달러에 매각
미국 원자력발전 업체 웨스팅하우스가 11일(현지시간) 캐나다 컨소시엄에 79억달러에 팔렸다. 사진은 3월 18일 독일 린겐의 원자력 발전소. AP연합

미국 원자력발전 업체 웨스팅하우스가 한 컨소시엄에 매각됐다. 매각 가격은 부채 34억달러를 포함해 79억달러다.

기후위기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난 속에 원자력 발전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가운데 웨스팅하우스가 파산을 딛고 일어선지 4년만에 매각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이하 현지시간) 세계 최대 청정에너지 투자업체인 브룩필드재생가능파트너스와 캐나다 우라늄 업체 카메코(Cameco)가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브룩필드재생가능이 51%, 카메코가 49% 지분을 갖는다.

기후위기와 에너지 안보 인식이 높아지는 가운데 원전이 다시 주목받을 것이란 기대가 작용했다.

웨스팅하우스의 원전 기술은 전세계 약 440개 원전 가운데 절반이 사용한다.

카메코 최고경영자(CEO) 팀 기첼은 "원자력 에너지 부문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시장 펀더멘털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원자력 에너지는 전기화, 탈탄소화, 에너지안보가 우선시되는 세계에서 그 중요성이 점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전은 그동안 서구 투자자들과 정책담당자들이 꺼려했다. 안전성 우려와 비용 증가, 건설계획 차질 등으로 대형 신규 원전 개발은 포기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기후위기에 신속히 대응해 탄소 배출을 곧바로 줄여야 한다는 절박성과 석유·가스 등 화석연료 가격 급등세 속에 원전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기후에 크게 영향을 받아 전력 생산이 안정적이지 못한 재생가능에너지와 달리 원전은 화석연료 발전소처럼 24시간 안정적인 전력생산이 가능하면서 탄소 배출은 없다는 장점이 있다.

체르노빌, 후쿠시마처럼 한 번 터지면 엄청난 재앙을 몰고 오고, 사용한 폐연료봉을 처리하기가 마땅치 않다는 분명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일단 원전 확대로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라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스웨덴 출신의 기후활동가 그레타 툰베리도 원전을 폐쇄하는 대신 석탄발전소를 늘리려는 계획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을 제로로 만들려면 원자력 발전을 지금의 2배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번에 웨스팅하우스를 매각하는 브룩필드 자산운용은 브룩필드 재생가능의 모기업이다. 재생가능 지분 60%를 갖고 있다.

자산운용은 캐나다 토론토에, 자회사인 재생가능은 조세회피처인 버뮤다에 있다.

브룩필드 산하 사모펀드는 이번 거래로 상당한 차익을 남기게 됐다.

2017년 웨스팅하우스가 파산한 뒤 10억달러 주식 투자를 해 전 소유주인 일본 도시바로부터 소유권을 넘겨 받았다. 이번 매각으로 매각대금과 배당으로 55억달러를 챙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