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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푸틴, 노르트스트림2 통한 유럽 가스 공급 제안" 단칼 거절

독일 "푸틴, 노르트스트림2 통한 유럽 가스 공급 제안" 단칼 거절
독일 북부 루브민에 있는 '노르트 스트림2'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사진. AP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독일 정부가 발트해 심해를 지나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 2'를 통해 유럽에 가스를 공급할 수 있다는 러시아 대통령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다고 독일 공영방송 도이치벨레(DW)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정부 크리스티안 호프만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노르트 스트림2' 사용을 배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밝혔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같은 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에너지 포럼에서 "러시아는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공은 유럽연합(EU)으로 넘어갔다. 원하면 가스관 탭을 돌려 열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노르트 스트림'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나지 않은 즉, 손상되지 않은 1개의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을 재개할 수 있다고 제안한 것이다. 러시아의 설명에 따르면 '노르트 스트림2'를 통해 연간 270억㎥ 규모의 '값싼' 천연가스를 유럽에 공급할 수 있다.

하지만 독일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인화점이 된 '노르트 스트림2'를 통한 러시아 가스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프만 대변인은 "러시아가 더 이상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 공급자가 아니다"면서 "노르트 스트림 1의 손상되기 전에도 더 이상 가스가 흐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6일 덴마크와 스웨덴의 배타적경제수역 해저에서 '노르트 스트림 1'과 '노르트 스트림 2' 가스관에서 총 4건의 폭발 사고가 발생해 엄청난 가스가 발트해로 누출됐다. EU는 가스 유출을 러시아의 사보타주(비밀 파괴공작)이라고 의심하고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반면 러시아는 미국이 유럽에 비싼 에너지를 수출해 이익을 볼수 있다며 러시아를 폭발 사고 배후로 지목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는 기술적 문제를 이유로 지난달 초 '노르트 스트림' 1을 통한 가스 공급을 중단한 상태다. '노르트 스트림 2'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독일이 승인을 중단함에 따라 가동되지 않았다.

'노르트 스트림' 수리에는 1년이 넘게 걸릴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의 알렉시아 밀러 대표는 이날 푸틴 대통령이 참석한 같은 포럼에서 손상된 '노르트 스트림' 파이프라인을 수리하는 데 "최소 1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유럽이 현재 가스 저장 용량을 기준으로 겨울을 살아남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덧붙였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