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변이 종자로 개발된 가루쌀
韓이 종주국… 내년 본격 사업확대
재배 방식도 기존 벼와 똑같아
내년 가루쌀 경작지 2000ha로
전북 ‘850ha’ 차지 중심지 될것
13일 전북 익산시의 가루쌀 수확 현장에서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콤바인을 타고 수확을 하고 있다. 사진=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익산(전북)=임광복 기자】 황금빛으로 물든 익산 들녘에 콤바인이 '쿠르릉' 소리를 내며 고개숙인 벼에서 수확을 하고 있었다. 얼핏 보면 일반 벼 같지만 우리나라가 돌연변이 종자로 개발한 가루쌀을 생산하는 벼다. 가루쌀은 밀가루를 대체해 빵, 면류 등을 생산할 수 있다. 가루쌀은 기존 벼와 동일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으면서도 가공 특성상 일반 쌀가루에 비해 밀가루를 대체하는 데 유리한 쌀이다.
'신의 선물'로 불리는 가루쌀 종자는 한국이 종주국이어서 전세계에 특허신청할 예정이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은 "돌연변이에서 탄생한 가루쌀은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유일한 생산국"이라며 "한국과 일본에 특허출원했고, 중국도 특허를 신청했다. 앞으로 세계에서 쌀을 생산하는 모든 국가에 가루쌀 특허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밀가루 대체 가루쌀 산업화
13일 방문한 전북 익산시 가루쌀 수확 현장에서 정 장관은 최근 쌀 시장 상황과 가루쌀 정책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정부는 과잉생산으로 쌀값이 폭락하는 가운데 밀가루를 대체할 가루쌀 산업화로 신시장 개척에 나섰다. 가루쌀은 기존 벼와 동일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으면서도 가공 특성상 일반 쌀가루에 비해 밀가루를 대체하는 데 유리한 쌀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본격 시행할 가루쌀 활성화 지원 사업으로 생산단지 확대와 가공업체의 시제품 개발 및 마케팅을 지원한다. 농식품부는 2023년 정부 예산안에 71억원 규모의 가루쌀 산업화 지원 사업과 720억원 규모의 전략작물직불 사업을 신규로 반영했다.
이날 현장에는 농식품부와 가루쌀 활성화의 핵심인 전문생산단지 대표들, 가루쌀 가공업체 관계자들 참석해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냈다. 정 장관은 "가루쌀은 쌀 수급균형을 이룰 수 있는 핵심 수단으로 과거 벼 재배면적 조정을 위해 시행했었던 생산조정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신이 내린 선물"이라며 "가루쌀은 기존 벼 재배와 동일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으면서도 가공 특성상 일반 쌀가루에 비해 밀가루를 대체하는 데 유리한 쌀"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할 가루쌀 활성화 지원 사업을 통해 생산단지 확대와 가공업체의 시제품 개발 및 마케팅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2023년 정부 예산안에 71억원 규모의 가루쌀 산업화 지원 사업과 720억원 규모의 전략작물직불 사업을 신규로 반영했다.
■"전북, 가루쌀 생산의 메카"
수년간 가루쌀을 시범 생산했지만 내년 가루쌀 경작지는 2000ha로 대폭 늘어난다. 이 중 전북이 850ha를 차지해 가루쌀 생산의 메카가 될 전망이다.
김종훈 전북 부지사는 "논콩도 전북이 전국의 50%를 생산해 논콩 확산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며 "가루쌀도 전북이 전국생산의 큰 부분을 차지하면서 논콩 확산과 비슷한 여정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가루쌀 성공은 50% 가까이 생산을 맡는 전북지역에 달려 있다"며 "가루쌀 생산 경험이 아직 많지 않은 만큼 정부는 가루쌀 경작지는 100% 재해보험 가입의무화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농촌에서는 쌀 생산량 줄여 쌀값이 폭락하고 있는데 가루쌀도 소비대책을 잘 마련해 농민들이 자신감을 갖고 경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달라는 주문도 나왔다.
한 농민은 "익산 올해 가루쌀 28ha를 재배했는데 내년에는 180ha로 크게 늘어난다"며 "가루쌀라면 나도 내년에 농사를 해보고 싶다는 농민들이 주변에 많다. 생산은 문제 없을 것 같은데, 관건은 농산물 소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가루쌀을 이용한 가공식품이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게, 관련 교육기관을 확대해달라는 요청도 나왔다. 천안은 값싼 수입산 밀 대신 우리 밀로 호도과자를 만들고 있다. 최근 가루쌀 레시피 개발하고 있다.
천안 지역 농민은 "국산밀, 농산물에 애정이 많은데 코로나 이후 국산밀, 가루쌀을 이용해서 호두과자 등을 만들려는 관심이 높아졌다"며 "가루쌀로 빵, 면 등을 만들 수 있게 권역별 교육기관을 만들어 교육하면 호응이 높을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정부도 가루쌀 생산단지 확대, 가루쌀 재배기술 지도 방안, 판로 확대를 위한 기업 참여 유도 방안 등에 공감했다.
정 장관은 "가루쌀 재배를 안정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2023년에도 농촌진흥청을 중심으로 현장기술지원단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쌀가루 산업 발전협의체를 지속 운영하고, 식품기업의 제품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현장에선 가루쌀 논의에 앞서 정 장관은 쌀 45만t 시장격리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부의 수확기 쌀값 안정대책과 최근 쌀 시장 동향을 설명했다.
정 장관은 "정부는 단기적 수급 불안 상황이 발생하면 올해처럼 과감한 대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다만 우리 쌀 산업의 발전을 위한 근본 대책은 적정 생산을 통한 수급균형을 이루는 것"이라고 밝혔다.
lkbms@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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