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1200억 우선주 셀다운에 투자자 '뭉칫돈'
IFC·명동 화이자 매각 결렬과 대조적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롯데카드 신사옥 전경. 롯데카드 제공
투자 혹한기에도 금호아시아나그룹 옛 사옥인 콘코디언빌딩 투자가 '오버부킹' 분위기다. 서울 여의도 IFC(국제금융센터), 명동 화이자타워 등의 매각이 결렬된 것과 대조적이다.
중심업무지구(CBD)의 랜드마크인 데다 롯데카드가 본사로 쓰는 등 안정적인 캐시플로우(현금흐름)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관시믈 끌었다는 분석이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마스턴투자운용이 인수하는 콘코디언빌딩의 우선주(1650억원) 가운데 1200억원을 총액인수할 예정이다. 오는 11월 딜 클로징 후 셀다운을 위해 기관투자자들에 투자 의향을 확인한 결과 2000억원 이상 투자금이 몰렸다. 금리 상승으로 상업용 부동산의 자산 가치가 떨어지고 투자가 철회되는 상황에서도 흥행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은 3.3㎡당 3600만원 후반대를 제시, 총 거래 규모는 6800억원대로 전해졌다. 배당률은 6%선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증권은 경기 판교 H스퀘어와 분당 퍼스트타워, 서울 신논현 에이프로스퀘어 등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우선주 거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바 있다. 해외 자산 셀다운에서도 런던, 파리, 뉴욕 등에서 기관투자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다른 주요 증권사 대비 이슈자산이 없는 편이다. 기관투자자들 입장에서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창구로 자리매김했다"며 "콘코디언 빌딩이 서울에서도 앞으로 구하기 어려운 프라임급 오피스인 만큼 국내외 여러 변수에도 안정적인 투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들이 있다"고 밝혔다.
콘코디언 빌딩은 2018년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금호아시아나 본사 사옥을 4180억원에 인수, 오피스명을 콘코디언으로 바꾼 곳이다. 2008년 10월에 준공됐으며 현재 롯데카드가 본사로 쓰는 곳이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 인접한 곳으로 인근에는 흥국생명빌딩, S타워, 크레센도빌딩 등이 있다.
연면적 6만695.5㎡, 대지면적 3913.80㎡ 규모다. 지하 8층~지상 29층으로 구성됐다. 바닥과 천장에 최고급 마감재인 밀리켄 카페트, 암스트롱 천장재를 사용했다. 천장고가 2.7m에 달하고 동서남북 4면을 창으로 배치, 자연채광 및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콘코디언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준공식에 같이 참석하는 등 추억이 깃든 곳이다.
박삼구 전 회장은 광화문 사옥 준공식 당시 "500년 영속 기업의 터전이 됐으면 한다"며 "건축 외장재로 도예가 신상호의 아트타일 작품을 활용하고, 로비에 설치예술가 존 폴 필립의 작품을 설치하는 등 예술작품들을 통해 문화기업 이미지를 강조했다. 이 건물이 단순한 사무공간이 아니라 광화문의 문화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동성 위기에 결국 콘코디언을 매물로 내놓게 됐다.
DWS자산운용은 롯데카드 외에도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을 비롯해 노무라경제연구소 등과 입주 계약을 맺은 바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콘코디언은 박삼구 전 회장이 애착을 가지고 만든 곳인 만큼, 준공 후 10년 이상 됐지만 관리가 상당히 잘돼 있는 편"이라며 "금호 이미지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만큼 원매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자산"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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