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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내용 못보게" 아동 연쇄성폭행범의 '판결 열람금지 신청' 수용한 법원

"남들이 내용 못보게" 아동 연쇄성폭행범의 '판결 열람금지 신청' 수용한 법원
© News1 DB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아동 연쇄성폭행범이 출소 후 법원에 신청한 '판결문 열람·복사 제한'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16일 MBN 등에 따르면 여아 5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지난해 4월 출소한 남성 이모(47)씨는 지난 6월 법원에 판결문 열람·복사 제한을 신청했다.

법원은 기각 사유가 없다며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성범죄자 등록 열람제도' 시행 전에 범행을 저질러 신상이 공개되지 않았다.

형사소송법은 누구든지 판결이 확정된 사건의 판결문을 열람 및 복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사건 당사자나 변호인 등 소송관계인의 뜻에 따라 열람 및 복사가 제한될 수도 있다.

이씨는 지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10세 여아 5명을 성폭행 및 강제추행했다. 이씨는 특히 "차량 의자가 고장 났는데 좀 도와달라" 등의 거짓말로 아이들을 차량으로 유인한 뒤 범행을 저질렀다.

이씨의 범행은 지난달 한 네티즌이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판결문을 공개하면서 재조명됐다. 작성자는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하려면 최소한 어디 사는지, 이름은 무엇인지, 어떻게 생겼는지 등 정보가 공개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글을 쓴다"며 "당시 성범죄 신상공개에 관한 법이 없어서 이씨는 지난해 4월 출소 이후 버젓이 돌아다닌다"고 한탄했다.

법원이 이씨의 '열람·복사 제한' 신청을 승인함에 따라, 이처럼 제3자가 인터넷에 이씨의 판결문을 올리면 처벌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 이은의 변호사는 매체에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사람이 피해자와 연관성이 있는 사람이냐에 따라 (처벌 대상인지 여부가) 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계속해서 이렇게 글을 올리면 결국 비방 목적(이 인정돼) 명예훼손으로 의율(擬律)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이씨는 현재 검사의 신청에 따라 대구지법 의성지원에서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받고 출소 후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다. 다만 신상공개는 이뤄지지 않는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중 신상 정보 등록 및 열람제도가 이씨의 마지막 범행인 2006년 4월 22일 두 달 뒤인 6월 30일 처음 도입됐기 때문이다.


한편 이씨와 같은 혐의로 15년형을 선고받고 만기 복역을 앞둔 김근식은 최종 범죄일이 2006년 9월이어서 신상공개를 할 수 있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법원에 김근식의 정보공개 요청을 청구한 것이 받아들여지면서 출소와 동시에 '성범죄자 알림e'에 정보가 공개된다. 하지만 인터넷 열람을 하지 않아도 김근식이 거주하는 주민 등에게 알려주는 '고지'는 이뤄지지 않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